친환경 포장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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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생, 수필가

플로깅에 나섰다. 일행들과 해안가를 따라 정화 활동을 하는데, 제주의 자존심인 청정 바다라는 게 낯부끄러울 정도로 쓰레기가 천지다. 바다로 유입돼 해류를 따라 떠내려온 플라스틱병과 스티로폼이 대부분인데 제때 수거되지 않아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어느 구간에서는 해안으로 밀려오다 바위와 파도에 부딪치며 생긴 콩알만 한 스티로폼 입자가 물웅덩이에 갇혀있다. 이 입자는 다시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물의 먹이가 될 수도 있어 문제다. 스티로폼 입자를 먹은 바다생물이 부력 때문에 바닷속으로 입수하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더욱 그렇다. 이렇듯 인류의 개입으로 인한 생명체의 죽음이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몇 달 전에 해외 구매대행으로 여행용 가방을 장만했다. 배송되기 전까지는 배송 중 파손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었다. 염려와 달리 캐리어는 흠난 곳 없이 안전하게 배송됐고, 도둑이 제 발 저리듯 해외 기업의 포장 방법에 뜨끔했다.

상품이 도착하고 상자를 여는데 비닐 테이프가 아닌 종이테이프로 마감 처리했다. 상자 안에도 상품을 넣고 난 공간에 비닐 완충재가 아닌 종이 완충재로 그리고 스티로폼 대신 단단한 종이로 모양을 내 메웠다. 공간을 채운 종이도 테이프로 처리하지 않고, 이음 부분은 종이에 홈을 내 끼워 연결했다. 우리 상품 포장과는 사뭇 다른 친환경 포장이다.

우리의 소형가전 포장을 보게 되면 제품보다 상품 보호를 위한 비닐 완충재와 스티로폼이 더 많다. 그렇기도 하지만 제품을 꺼내다 보면 스티로폼 입자가 날려 공기 중 가루로 호흡기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으로 우리 몸에 유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심각성이 드러나면서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스티로폼 부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스티로폼이 미세 플라스틱 발생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해양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바다생물이 건강할 때 우리의 건강도 보장된다. 바다생물이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이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식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티로폼이 해양 환경 오염에 끼치는 영향은 크다 할 수 있겠다.

우리 기업에서도 포장자재를 친환경 포장재로 확대하고는 있다지만,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명절 연휴 배출된 쓰레기양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명절 때마다 클린하우스에는 스티로폼 상자가 산을 이룬다. 이 쓰레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처리 과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오그라드는 것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소각 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은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호흡기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을 마시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피해 갈 수는 없지만, 미세 플라스틱 발생을 최소화한 할 수는 있다. 편리함을 제공하는 일회용품 사용자제와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만이 인류와 지구가 살길이다.

건강한 지구의 미래, 간절하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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