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프로바이오틱스(구강 유산균), 이건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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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권 고운이치과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통합치의학 전문의

치과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TV에서 광고하는 잇몸치료제 ○○○, △△△가 있던데 먹으면 잇몸이 좋아지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 질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이 질문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TV 광고로 유명한 제품들은 잇몸 치료제로 광고를 하였다가 2016년 보조제로 등급을 낮추는 식약처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여전히 비슷한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것들은 잇몸 치료제가 아니라, 잇몸 치료 보조제이다. ‘이러한 제품을 복용하면 잇몸이 정말 좋아지는가?’라는 질문에는 ‘비타민C를 먹으면 병이 낫는가?’라고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직접 치료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이전 4월 홈닥터 기고 ‘구강 건강 관리의 시작, 이 닦기’에서 예고했던 바 있는 구강 프로바이오틱스(구강 유산균)가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구강 위생관리를 위해서 사용되는 것들에는 수동칫솔, 전동칫솔, 치약, 치실, 치간 칫솔, 구강 양치액, 혀 클리너, 물 사출기, 고무 치간 자극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구강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과 효과가 밝혀지며 이제는 구강 건강지킴이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집에서의 구강 위생관리 용품을 이용한 구강 관리를 하며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면 구강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절한 양을 섭취했을 때, 신체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살아 있는 미생물로 정의된다. 김치, 요거트, 된장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로 우리 면역 기능 및 소화 기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프로바이오틱스는 특정 환경에서 병원균의 성장을 억제하며, 항균성 물질을 분비하거나 숙주 방어인자의 발현을 자극하여 병원균의 부착과 침투를 억제한다.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는 이와 같은 기전으로 직접 병원균과 싸우기도 하고, 다른 세균들의 구강 내 정착을 방해하기도 하며, 세균들끼리의 신호를 차단하여 바이오필름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임상실험 및 저널에서는 ①잇몸 염증 및 질환의 개선 ②치아우식(충치) 예방 ③임플란트 주위염 개선 ④구취의 감소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구강 프로바이오틱스의 조건에는 3가지가 있다. 임상 효과가 연구를 통해 완전히 증명되어야 하며(Effective), 국소적, 전신적으로 부작용이 없어야 하고(Safe),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해야(Easy to use) 한다. 현재 시판되는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는 함유하고 있는 균주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다. 더 효과적인 복용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선별이 필요하며,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거나 치과의사에게 문의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이러한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는 보통 둥글 넙적한 모양의 약제 형태로 생산이 되고 있어, 입안에서 굴리며 사탕같이 녹여서 유익균이 퍼질 수 있도록 복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아침 또는 저녁 양치 후 1일 1정을 복용하는 것이 추천하며, 잇몸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하루 2정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일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일반적으로 구강질환 치료부터 유지관리까지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세균의 균형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또한, 장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고 있더라도 복용이 가능하며, 어린이부터 어르신, 그리고 임산부(모유 수유 중에도 가능)까지도 부작용 없이 복용할 수 있다.

구강질환은 인구의 80% 이상이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이러한 구강 질환은 결국 입 안 세균에서부터 비롯되며, 입 안 세균이 전신질환(심혈관질환, 치매, 조산, 유산, 저체중아, 대장암, 폐 질환, 패혈증 등)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의·치학계에서 주목을 받으며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입 안 세균의 관리는 구강 및 전신 건강에 무엇보다 중요하며, 집에서 적절한 구강 관리를 하고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검진을 하며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면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낳을 수 있다.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는 분명히 그리고 확실히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구강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한 채 프로바이오틱스 복용만으로 구강 건강을 찾으려는 것은, 땀과 먼지로 범벅이 된 얼굴에 좋은 피부 영양제를 바르고 피부가 좋아지길 바라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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