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산골조개 등 우리나라 고유 연체동물 4종이 서식하는 것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보고됐다.
또 한라산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서 미꾸리가 발견되고, 미기록종으로 추정되는 거미류 2종도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내 연체동물과 담수어류, 거미류 등 3개 분야의 생물상 현황을 추가 확보해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생물다양성연구소,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동굴생물연구소 전문가들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진행한 연구 결과이다.
특히 산골조개와 제주배꼽털달팽이, 제주남방밤달팽이, 입술대고둥아재비 등 한국 고유 4종을 포함한 19종의 연체동물이 분포해 있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기록됐다.
담수어류는 어리목 탐방안내소 인공연못에서 잉어, 물장오리에서 미꾸리 등 2종만 확인됐다.
세계유산본부는 “해발고도가 높은 물장오리에서 미꾸리가 발견된 것은 매우 독특한 현상”이라며 “한반도 내륙에 서식하는 미꾸리 집단과의 유전적 차이 등을 포함한 추가 조사를 통해 미꾸리 서식이 자연 분포인지, 인위적 이식인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담수어류 서식이 예상됐던 사라오름과 소백록에서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고, 미꾸리가 서식(인위적 이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1100습지에서도 미꾸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라산 하천의 경우 낙차가 크고, 건천이라는 제주 하천 특징 때문에 어류 서식이 어렵다고 세계유산본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거미류 미기록종으로 추정되는 장수염낭거미류, 접시거미류 등 2종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한라산에 서식하는 거미류는 총 223종으로 늘었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채집된 연체동물 10점, 담수어류 3점, 거미류 77점은 표본으로 제작해 보존하고, 추후 유전자 연구 등을 통해 제주 자연자원만의 고유 특징을 지속적으로 밝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정군 한라산연구부장은 “어느 지역에 분포하는 종 목록과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자연자원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사항”이라며 “구축된 기초자료를 토대로 서식환경 모니터링,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제주 자연환경 변화에 대한 신속한 감지 및 체계적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정량적 자료 확보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