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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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말과 글은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토록 교육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인격을 바르게 형성하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신문이나 언론매체를 보면 언어폭력이 심각하다. 이는 몸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로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다. 말하는 사람은 무심코 사소한 것처럼 여길지 몰라도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는 막말이 넘치는 사회가 됐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들이 경험하는 학교폭력 유형 중에서 언어폭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했다. 순수한 청소년 시절 학교에서 바른 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다. 학교폭력의 그늘에서 고통을 받는다면 성인이 됐을 때 언젠가 폭력의 가해자가 될지도 모른다. 조사 결과대로 청소년들의 일상화된 욕설과 비속어가 학교폭력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모두 지혜를 모아 그들의 언어문화 개선에 앞장설 일이다.


누구나 살면서 욕을 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욕적인 말을 줄이고 남에게 칭찬의 말을 한다면 자신도 기분 좋고 웃는 날이 많아질 것이다. 나도 모르게 인격을 무시하는 말의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다. 언어폭력으로 인한 갈등을 없애고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한 마디로 언어를 거칠게 사용할 게 아니라 듣기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한다면 늘 입는 옷이 편한 것처럼 이웃과의 삶이 한결 편할 것이다.


말로 상대를 기분 좋게도, 나쁘게도 할 수 있다. 일상에서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즐거워’하며 기분 좋은 말을 한다면 서로 우정을 나눌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삶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상스러운 욕설을 쓰거나 기분 나쁘게 말한다면 상대와의 갈등, 우정 파괴, 상처로 남는다.


몽둥이로 때려야만 폭력은 아니다. 언어폭력은 두고두고 독을 안고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조심할 일이다.


막말은 언어폭력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저속어, 폭언, 욕설을 통해 열등감 또는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의 대리인에 불과한 국회의원이 국민을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는 것은 제도가 부여한 자신의 처지를 잘못 알고 행하는 것은 아닌지.


막말 속엔 상대에게 최후통첩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막말 후엔 설령 서로 화해가 됐다고 하지만 마음속엔 지워지지 않은 앙금이 가슴 깊이 자리 잡는다. 옛날 어르신은 삶의 경험으로 막말한 사람은 신의를 저버린 사람이니 살면서 깊은 거래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부부도 서로 이해 못 할 막말을 하다가 갈라서거나 평생 원수로 남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막말로 헤어진 부부는 설혹 화해로 재결합을 한다 해도 막말이 앙금으로 남아 있어 서로를 경계하고 평생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하루만 살 것이 아닌데 아무리 화난 일이 있더라도 막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막말 뒤에는 후회가 반드시 따르게 된다는 걸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쏘아버린 화살, 땅에 쏟아버린 물, 입 밖으로 튀어 나간 말 한마디, 다시는 회복 할 수 없다.


말은 조각하는 칼날과 같다. 사용하는 사람의 지적결정체며, 품격의 외적 표현이다.


말의 품격은 깊은 지혜를 가질수록 간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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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맘 2023-12-18 20:52:44
매번 삶의지침이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바르고 고운말만 쓰도록 노력할게요❤️

소정아빠 2023-12-18 20:22: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말의 품격은 깊은 지혜를 가질수록 간결하다.-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