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계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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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새해를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끝자락이다. 며칠만 지나면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야말로 ‘세월이 물처럼 빨리 흐른다’는 세월유수(歲月如流)다. 자연의 섭리이지만 세월의 흐름은 어김이 없다.


누구나 이맘 때쯤이면 한 해 동안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게 된다. 허나 느끼는 감회는 성취감과 보람보다 아쉬움과 회한이 더 많이 남을 게다. 그저 앞만 보며 열심히 뛰고 또 뛰었건만, 딱히 한 일도 없고 해묵은 숙제도 풀지 못한 것 같아서다.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 서게 되면 늘 표현하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았다는 뜻이다. 상투적이지만 지난날의 상념과 흔적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기엔 이 네 글자만 한 게 없을 듯싶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언젠들 다사다난하지 않았으랴만, 수천만 명이 살아가는 나라에서 어느 한 해건 일 없이 지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올해처럼 다사다난이란 말이 실감나는 해도 흔치 않을 게다. 그만큼 크고 작은 이슈와 사건사고가 넘쳤다는 얘기다.


▲그렇다. 2023년은 미처 그 여파를 가늠할 틈조차 주지 않았던 격동의 시류였다. 여야 정치권은 한 해 내내 주요 현안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북한의 핵고도화ㆍ위성 발사ㆍ통신선 차단 등으로 남북 관계는 더욱 얼어붙어 한반도 내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우리 어업인들의 반발이 전국 곳곳에서 계속됐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파행하면서 국가적으로 논란이 됐고, ‘2030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를 둘러싼 후폭풍도 거셌다.


▲계묘년은 유독 서민들에게 혹독했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3고와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삶이 한층 더 팍팍해진 게다. 무너진 교권, 마약사범 사상 최고, 전세 사기, 무차별 흉기난동, 묻지마 흉악 범죄, 오송 지하도 참사 등 충격적인 뉴스도 끊이지 않았다. 훗날 역사는 2023년 한 해를 어떻게 기억할까. 참으로 궁금하다.


다사다난했던 계묘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끝나고 새로운 각오로 전진하는 때이다. 어두운 밤이 지나면 영롱한 아침이 밝아오기 마련이다. 바야흐로 희망찬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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