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영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 6.25참전유공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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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서훈 못받자 참전유공 서훈 요청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

제주4·3 당시 상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해 무고한 도민들을 구해내 ‘제주판 쉰들러’로 불리는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이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로 결정됐다.

평안남도 안주 출신의 문 전 서장은 1919년 3·1운동 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에 가입, 중앙호위대장을 맡아 무장투쟁 독립운동을 펼쳤다.

제주경찰청은 이 같은 문 전 서장의 독립운동 사료를 발굴, 보훈부에 6차례에 걸쳐 독립유공자 심사를 요청했지만 입증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문 전 서장이 한국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전투사령부에 근무한 것에 착안해 지난해 7월 독립유공이 아닌 한국전쟁 참전유공으로 서훈을 다시 요청했고, 보훈부는 지난달 문 전 서장을 참전유공자로 인정했다.

제주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참전유공자로 등록됨에 따라 제주호국원과 협의해 국립묘지 안장을 추진하는 등 예우를 다할 방침이다.

한편 문 전 서장은 광복 이후 경찰로 제주에 부임, 제주경찰서 기동대장을 비롯해 한림지서장과 모슬포경찰서장, 성산포경찰서장을 역임했다.

문 전 서장이 모슬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1948년 12월 군경이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검거하고 관련자 100여 명의 명단을 압수하면서 이들이 처형될 위기에 놓이자 자수를 권유, 관련자들이 자수를 하자 전원 훈방했다.

1949년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군 당국이 예비검속된 주민들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문 전 서장은 “부당한 명령은 따를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당시 예비검속으로 인해 읍면별로 수백 명씩 목숨을 잃었지만 문 전 서장의 결단으로 성산읍 지역 희생자는 6명에 불과했다.

1953년 9월 15일 경찰을 퇴직한 문 전 서장은 다시 제주로 내려와 무근성에서 쌀 배급소를 운영했고, 이후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의 매표원으로 일하다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경찰청은 부당한 명령을 거부해 수백명의 무고한 목숨을 구한 공로를 인정, 2018년 문 서장을 경찰 영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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