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혐오의 정치, 더 이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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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김구, 송진우, 여운형은 독립운동가이면서 광복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정치 테러에 의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광복 후 좌우의 극심한 이념 대립 속에 신탁·반탁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정국이 혼란스러웠던 ‘해방 정국’을 거쳐 대한민국 단독 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테러범들의 총탄에 암살을 당한 것이다.


▲갑진(甲辰)년 새해 벽두에 제1 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테러 행위가 발생,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10시25분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던 중 지지자를 가장한 김모씨(66)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 경정맥을 손상당해 쓰러졌다.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신속한 수사 및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여야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강력 규탄하고, 수사당국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서 유력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행위는 21세기 들어서도 이어졌다.


2006년 5월 20일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던 중 50대 괴한으로부터 흉기로 얼굴을 기습당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후 봉합수술을 받은 바 있다.


2022년 3월 7일에는 당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70대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피습 당해 응급수술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치 테러 행위가 발생하는 이유로 진영 간 극심한 대립, 상대를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악마화하고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에 기인하다고 분석한다. 해외 언론들도 이 대표 테러의 배경으로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지목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후진적·극단적 정치 행태가 더욱 기승을 부릴까 우려스럽다.


여야 정치권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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