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회계를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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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마음의 회계 또는 심성(적) 회계란 사람의 마음속에는 장부가 있어 어떻게 번 돈이고 어떻게 쓸 것인지가 기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계정에 따라 자금을 분류하듯이 개인도 주관적 계정이 설정되어 있어 돈에 부여하는 의미와 돈과 관련된 선택이 이 범위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의 회계 유형으로 하우스 머니 효과(공돈효과)가 있다. 도박으로 번 돈과 일해서 번 돈은 다른 소비성향과 위험선호도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투자로 번 돈은 위험요소가 있어도 과감히 투자하지만, 일해서 벌거나 어렵게 모은 돈은 아끼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자기 돈과 딴 돈은 의미가 다르다. 딴 돈으로는 쉽게 공격적으로 도박에 뛰어든다. 카지노에서 현금 대신 칩을 사용하는 것도 돈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여 대담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사람은 누구나 돈에 꼬리표를 붙여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소비하지만 일하거나 어렵게 모은 돈은 쉽게 쓰지 않는다. 월급보다 특별보너스로 받은 돈을 쉽게 소비하고 큰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쉽게 소비한다. 500만원이 모이면 가족여행을 계획하지만 1억원이 모이면 투자를 생각하고, 길에서 주운 돈은 쉽게 쓰지만 어렵게 모은 돈은 쉽게 쓰지 못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현금보다 쉽게 구매하는 것도 마음의 회계 때문이다. 현금보다 돈을 쓴다는 느낌이 적어 쉽게 구매유혹에 빠지고 지출에 무감각해진다. 주식투자에서 돈을 잃는 가장 큰 이유도 마음의 회계 때문이다. 주가가 반 토막이 나도 팔지 않으면 돈을 잃은 건 아니라고 마음속으로 계산한다. 수익이 난 주식은 팔고 손해 본 주식은 가지고 있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마음의 회계를 극복해야 한다. 수백만원짜리 명품 옷은 에누리 없이 사면서 시장에서 몇백원을 깎는 것도 마음의 회계로 의류비와 식비 계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마음의 회계로 아내는 남편의 술값을, 남편은 아내가 핸드백에 쓰는 돈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돈 관리를 실수하는 이유는 돈 가치를 다르게 매기고 계좌를 분리하기 때문이며, 쉽게 얻은 돈은 빨리 써야 한다는 기질적 심리 때문이다. 큰 금액을 쓰고 나면 적은 금액은 쉽게 쓰고 많은 직장인이 연말정산 환급금을 월급과 분리해 쉽게 사용한다. 


마음의 회계를 극복하려면 첫째, 돈을 쓰기 전에 시간적 여유를 둔다. 복권당첨금 등 뜻밖에 생긴 돈은 일정 기간 은행에 맡긴다. 만기가 되면 그 돈을 저축으로 여길 것이다. 일해서 벌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쓰지 않게 된다. 둘째, 모든 돈을 일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한다. 도박, 복권 당첨으로 번 돈도 모두 노동과 시간을 투자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한다. 


부자가 되려면 돈을 더 벌든지 아니면 덜 쓰든지 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더 버는 쪽을 생각한다. 사업이 번창할 기회를 모색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희망이 생긴다. 반대로 소비는 줄이면 불편하므로 쉽게 줄이지 못한다. 덜 쓰는 불편함에 익숙해지지 않고 돈 모으기는 어렵다. 수입이 많아도 마음의 회계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 모든 돈을 똑같이 평등하게 귀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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