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제정세 전망과 제주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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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주,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이 있다. 객관적인 환경에 맞추어 일을 추진해야 성과가 있다는 것이다. 새해 국제정치와 세계경제의 큰 흐름이 무엇인지를 보면, 제주의 기회와 도전과제를 알 수 있다.

먼저 국제정치 환경을 보면 첫째,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경쟁이 국제정치의 무게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국내 경쟁력을 강화하고(invest), 동맹·파트너국가들과 협력(align)해 중국과 경쟁(compete)하겠다는 정책을 표방하며, 반도체 등 핵심기술 제조업의 미국 내 유치, 이러한 기술에 대한 중국으로의 수출 통제·투자 심사 및 세계 공급망 재편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간의 기술패권 경쟁은 새해에도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다.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에 더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세계 최대 공급자이고, 우크라이나는 밀, 옥수수 등 식량의 세계시장 핵심 공급자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전쟁이 야기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식량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하마스전쟁이 확전된다면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증폭시킬 것이다.

셋째,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선거를 한다는 것이다. 1월 대만, 2월 인도네시아, 3월 러시아, 4월 인도, 6월 멕시코, 11월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있다. 당연히 국내정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글로벌 현안에 대한 국제협력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계경제 환경을 보면 첫째로 미·중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및 교란으로 팬데믹 이후 직면한 고물가가 지속되고 이에 대응해 이자율도 높게 유지되는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금년도 세계경제의 침체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 둘째로 팬데믹 이후 중국경제가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기대했지만 중국 내 수요가 기대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경제전문 기관들은 중국경제 성장율이 연 5% 이하가 일반화되는 시대(new normal)로 진입했다고 본다. 세번째는 그럼에도 세계경제는 유망한 산업분야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지가 분석한 금년도 주요 유망산업 가운데 청정에너지, 관광산업, 건강산업이 눈에 띈다.

이러한 전망에서 제주가 해야 할 것은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노를 젓는 것처럼 국제환경에 잘 대응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선 제주도정의 아세안플러스알파 정책인 아세안, 인도, 중동지역 등과의 연계성을 확대하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 중국경제의 저성장 기조, 세계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인도, 아세안 시장의 부상, 세계 관광산업 활황이라는 환경을 주목하고, 외국 정부 및 상공단체 등과의 네트워크 및 협력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가는 지방외교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설비 증가 움직임을 주시해 제주가 현재 강점을 가진 풍력, 그린수소 등 분야에 국내외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은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잘 연계돼 확장된 시장은 제주도민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제정세라는 중력의 방향을 잘 보고, 그 흐름과 힘을 영리하게 활용해 빛나는 제주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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