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가 된 예술가...제주바당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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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아 작가 ‘나는 어쩌다 해녀가 되었다’ 작품전

3월 11일까지 해녀박물관
나경아 작 '떠다니는 섬-눈부신 날'
나경아 작 '떠다니는 섬-눈부신 날'

“2021년 11월 태흥2리 어촌계에 해녀로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해녀 삼춘들의 엄포가 있었지만, 지금은 저를 막내딸이라고 아끼며 함께해 주십니다.”

나경아 작가는 그해, 그렇게 해녀가 됐다.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페인팅과 패션을 전공한 예술가인 나 작가는 2010년 우연히 제주 바다에 매료돼 다이빙 강사로 활동하며 제주에 정착했다.

서귀포 법환좀녀마을 해녀학교에서 해녀의 꿈을 키웠고, 본격적으로 태흥2리 어촌계 소속 해녀가 됐다.

나경아 해녀 작가의 작품전 ‘나는 어쩌다 해녀가 되었다’가 지난 9일부터 3월 11일까지 해녀박물관 문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나 작가의 출근길은 보통 사람들의 출근길과 다르다.

해녀 삼촌들과 테왁을 들고 까만 현무암이 가득한 바닷가를 걸어 바다로 향하는 길이 출근길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질적이었던 출근길은 지금은 너무나 당연해졌고, 이 경험은 작품 ‘출근길’ 시리즈의 모티브가 됐다.

나경아 작 '출근길-또 하루'
나경아 작 '출근길-또 하루'

물질할 때 카메라를 들고 가서 물질기록을 남기고, 물속에서 수면 위를 촬영한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떠다니는 섬’ 시리즈를 구상하기도 했다.

나 작가는 업으로 삼은 물질을 통해 대자연 바다에서 느끼는 감정을 캔버스에 숨을 불어넣으며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나 작가는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 나는 물때만 물질하는 해녀”라며 “소라 철에는 해녀 삼촌들과 작업할 수 있지만, 여름철 성게 작업은 여러 가지 스케줄 등으로 인해 제대로 못 하는 아직은 부족한 해녀”라고 수줍게 말했다.

이어 나 작가는 “물질하러 들어간 바다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 그리고 기록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며 “제주 바다는 무한한 영감과 도전의 장이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는 거대한 자연”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은 올해 제주지역 해녀들이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녀 예술가 작품 기획전을 개최한다.

나경아 작가의 첫 기획전에 이어 본업인 물질을 하며 그림과 사진, 공예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재철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장은 “해녀박물관은 올해 업사이클링 작품, 캘리그래피 작품전, 출향 해녀 사진전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제주 곳곳에서 활동하는 해녀 작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재능을 더욱 키워나가는 한편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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