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제주사회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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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늦은 밤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안전 재난 문자를 보면 제주경찰청에서 발송한 노인 실종 상황 문자인 경우가 많다.


나중에 실종 상황이 궁금해 사건 담당 기자에게 물어보면 노인 실종 상황 문자의 대부분은 치매 노인인 경우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제주의 경우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은 더 늘어날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제주지역 65세 이상 노인은 12만1156명으로, 2022년 말 11만5768명보다 5388명이 늘었다.


제주 전체인구가 2022년 67만8159명에서 2023년 67만5252명으로 2907명 감소하는 사이 노인인구는 증가하면서 노인인구 비율도 2022년 17.07%에서 2023년 17.94%로, 0.87%p나 높아졌다. 


더욱이 노인인구 비율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실제 노인인구 비율 증가 폭은 2021년 0.62%p에서 2022년 0.72%p, 2023년 0.87%p로 확대됐다.


제주시 지역 26개 읍·면·동 중 절반인 13개 지역의 노인인구 비율이 초고령사회인 20%가 넘었다.


▲2022년 기준 제주지역 65세 이상 노인의 추정 치매 환자 수는 1만2064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노인인구 11만5414명의 10.5%에 달했다.


기억을 잃은 채 길거리를 배회하다 실종되는 치매 노인도 부지기수다.


제주지역 치매 노인 실종 신고 건수를 보면 2018년 133건, 2019년 112건, 2020년 128건, 2021년 119건, 2022년 139건 등 매년 100건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늙어가는 제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제주로서는 고령 치매 환자 증가 속도가 가파른 만큼 실종자를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는 기술적 개선과 함께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 여기에 치매 환자의 실종과 배회를 막기 위한 지역공동체의 관심과 인식 향상도 절실하다.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은 과거를 잊은 것이 아니라 미래를 잃어버린 것이며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를 모르는 채 영원히 낯선 곳에 던져지는 것이다.


치매 환자를 세상에서 제외할 존재가 아니라 모두가 뒤따라 가야 할 존재로 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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