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脫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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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탈당이란 단어는 벗을 탈(脫)에 무리 당(黨)으로 구성됐다. ‘脫(탈)’은 육달월(月)과 바꿀 태(兌)의 조합이다. 벗다, 벗어나다, 탈출하다, 나오다, 떠나다 등의 의미로 대부분 사용된다.


‘黨(당)’은 높을 상(尙)과 검을 흑(黑)이 위아래로 합해진 모습이다. ‘높은 뜻을 품고 어두운 현실을 타개하려고 모인 무리’란 의미가 담겨 있다. 허나 우스갯소리로 ‘속이 시커먼 사람들이 뭉쳐 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탈당은 ‘무리에서 벗어난다(당을 떠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어사전을 보면 탈당은 ‘당원이 자기가 속해 있던 당을 떠남’이라고 정의 돼 있다. 즉 탈당은 ‘(당적을 가진 사람이) 정당에서 탈퇴하는 것’이다. 다른 정당에 입당하거나 복당하지 않는 한 자연적으로 무소속 신분이 된다.


탈당 두 글자엔 정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단어 속에 당내 주도권 다툼, 계파 간 힘겨루기, 당권 경쟁과 헤게모니 싸움, 공천과 경선 등을 둘러싼 갈등ㆍ대립ㆍ반발ㆍ불복 등 온갖 정치 투쟁적 요소가 다분히 배어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탈당은 정치용어다.


▲탈당은 평상시엔 널리 회자되지 않는다. 탈당을 하거나 운운하는 이가 별로 없는 탓이다. 하지만 매번 선거철만 돌아오면 고개를 든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과 당원들의 탈당이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게다. 물론 당내 지위가 따로 없다. 여야를 불문하고 그러하다.


주목할 점은 탈당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늘 비장하다는 거다. 탈당이 자신의 정치생명에 대한 극약처방이나 다름없어서다. 그들의 ‘탈당의 변(辯)’에 절박한 메시지가 뒤따르는 까닭이다. ‘고뇌에 찬 결단’이란 말도 빼놓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익숙한 풍경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탈당(脫黨)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정치적 입지와 이해관계 등으로 정치인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면서다. 거기엔 여야의 전직 당대표를 비롯 중진 의원, 당내 비주류 의원, 전직 의원 등이 포함된다.


여야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3지대 신당 창당과 맞물려 공천 탈락자와 배제자들의 추가적인 연쇄 탈당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여야 가릴 것 없이 ‘탈당 도미노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여의도에 ‘탈당의 계절’이 도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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