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는 두 바퀴로 잘 굴러 간다. 20도 기운 동고서저 타원형 제주섬. 마을을 옴차(오는차)와 감차(가는차)가 각 지역 시·읍·면·동으로 종횡하며 연결돼 있어 주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 오는 손님들까지 올레길 걷기가 편리하게 돼 있다. 올레객 손님들은 제주지역을 장축인 동쪽 성산포와 서쪽 모슬포, 그리고 단축인 북쪽 제주시와 남쪽 서귀포를 거점 포인트로 네 곳을 잡아 한 곳에 4~5일 머물면서 지선 마을버스를 이용, 26개 코스를 완주한다. 6일 거점숙박에 1일 4~5개 코스 올레길 걷기로 계산된다.
반면 제주 도서관 21곳은 버스처럼 두 바퀴로 잘 안 굴러간다. 왜 일까?
공공도서관 시설 현대화 및 운용은 제주도지사와 제주도교육감, 제주·서귀포시 시장이 차 한잔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도서관 내에 잘 안 터지는 와이파이, 일주일마다 하루씩 문 닫는 제주도서관·인접 도서관끼리 옴서, 감서하며 책을 교환 못하는 불통 도서관, 그래놓고 전국에서 도서관 수가 21개로 제일 많다고 자랑하고 있다.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으로 한라도서관은 제주도가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청 소관에 우당·탐라·조천읍·한경·애월·기적의도서관 등 여섯 곳, 서귀포시청 소관에 삼매봉·중앙·효돈 동부·중문 서부·성산일출·안덕산방·표선·기적의도서관 등 여덟 곳이다.
도교육청 소관은 제주시 제주·서귀포시 서귀포도서관을 비롯해 모슬포 송악·남원 제남·구좌 동녘·한림 한수풀 등 여섯 곳이다.
이처럼 제주도 공공도서관 총계는 21곳. 그런데, 문제는 도서관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어 연계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을 도교육청 소속으로 한다든지 단일화해서 타이트하게 운영해야 한다.
학생들이나 퇴근해서 온 사람들, 정년 이후 제2의 취업을 위해 더 공부할 수 있도록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는 문을 열어 줘야 한다.
문제는 공공도서관 소속 기관의 지배 구조에 있다. 도민 세금으로 운영하면서 교육청과 양 행정시로 이원화돼 있어 ‘옴서 감서 책 운행버스’가 없다. 모슬포 송악도서관 이용자를 보면 이웃 영어교육도시 학부형과 자녀, 한달 살기나 원격 온라인에 의한 서울 직장인이 많다. 그런데 제주마을버스보다 못한 와이파이로 컴퓨터 네트워크가 터지지 않아 한숨을 쉰다. 또 일주일에 꼭 하루 문을 닫는 이유는 뭔가?
전주에서는 1년 365일 중 추석과 설 명절, 크리스마스 등 3~4일정도만 휴관한다.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밤 10시에 문을 닫는다. 열람실 담당 고용 직원을 도서관당 2~3명 별도 채용한다. 이로인해 365일 도서관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은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른 정보를 가장 편리하고 친절하게 제공할 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도내 도서관만을 순환하는 버스 순회 네트워크 서비스, 일명 ‘옴서(來書) 감서(行書)-Coming Books, Going Books’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버스 시스템을 보면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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