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위원장 90도로 숙여 인사...윤 대통령, 어깨를 한 차례 두드리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대형 화재가 난 충남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지난 주말 한 위원장의 사퇴 요구로 정면 충돌한 지 이틀 만에 만남을 가지면서 갈등은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화재 현장에 도착했고,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을 만난 한 위원장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하며 어깨를 한 차례 두드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함께 피해 현장을 돌면서 복구와 지원 대책을 점검했으며 맹추위 속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안부와 서천군이 적극 협력해 필요한 것을 즉각 지원하라”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의 화재 현장 방문은 이날 오전 결정됐다. 윤 대통령은 새벽 서천특화시장 화재와 관련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한 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민의힘 사무처 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화재 발생 현장을 찾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충돌 이후 이틀 만에 만남을 통해 화해모드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회의원 선거가 78일 남은 상황에서 더 이상 당정 간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 만나면서 당정 충돌 상황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권에서는 “재난 앞에선 정파도, 여야도, 이견도 중요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모두 현장에서 만나는 데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정진석·홍문표 의원, 김태흠 충남지사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