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호국원, 개원 2년 만에 '묘역 절반이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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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비석묘 5000기 중 44.5%(2223기) 국가유공자 안장
묘역 조기 포화되면 봉안묘(납골당)에 안치될 상황 놓여
제주 보훈단체 "납골당 안치 본인과 가족들 반대하는 입장"
국립제주호국원 제1묘역(비석묘) 전경. 제주호국원은 모두 8개 묘역에 5000기의 비석묘를 안장할 수 있다.
국립제주호국원 제1묘역(비석묘) 전경. 제주호국원은 모두 8개 묘역에 5000기의 비석묘를 안장할 수 있다.

제주 출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안장된 국립제주호국원이 개원 2년 만에 묘역(비석묘)이 절반 가까이나 안장됐다.

도내 보훈단체는 그동안 묘역 1만기 조성을 요청했지만 5000기로 축소된 가운데, 묘역이 조기 포화될 경우 고령 유공자들은 본인들이 원하지 않는 봉안당(납골당)에 안치될 상황에 놓였다.

24일 국립제주호국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묘역 5000기 중 2223기(44.5%)가 안장돼 현재 2777기가 남아있다.

제주에는 국립묘지가 없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들은 격이 낮은 도내 13개 읍·면 충혼묘지에 안장됐다. 또 순직한 군인과 소방·경찰공무원의 유해는 고향을 떠나 국립 서울·대전현충원으로 가야했다.

국가보훈부는 505억원을 투입, 제주시 노형동 옛 제주시 충혼묘지(27만4000㎡)에 묘역 5000기·봉안당 5000기 등 1만기를 수용할 수 있는 국립제주호국원을 2021년 12월 개원했다.

제주호국원은 당초 20년간 안장을 목표로 했지만 개원 2년 만에 묘역의 절반 가까이가 수용됐다. 다만, 봉안당은 5000기 중 현재 안장률이 2%(106기)에 머물고 있다.

학도병 출신인 현시천 전 6·25참전유공자회 제주시지회장(91)은 “평균 연령이 90살이 넘은 고령 참전유공자 대다수는 비석묘에 안장되기를 원하는 데, 납골당 안치는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반대하면서 묘역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보훈단체는 읍·면 충혼묘지에도 비석이 설치되면서 향후 수요를 감안, 국립묘지로 들어선 제주호국원에 묘역 1만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2013년 사업부지에서 선사시대 주거지인 바위그늘유적과 조선시대 국영목장인 상잣성(길이 1287m) 등 문화재가 발굴됐고, 수령 100년이 넘은 붉은 소나무(赤松) 숲이 보존 수목으로 지정됐다.

당초 계획된 33만4000㎡의 사업부지는 18% 감소한 27만4000㎡로 확정되면서 묘역 면적이 줄었다.

국립제주호국원 관계자는 “문화재 현상변경 과정에서 묘역 면적이 줄었다”며 “개원 1년 동안 양지공원 납골당과 읍·면 충혼묘지에 안장된 국가유공자들의 유해가 꾸준히 안치됐지만, 지금은 안장 기수가 크게 줄면서 조기 포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만에 하나 조기 포화될 경우 사전에 확장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13개 읍·면 충혼묘지에는 국가유공자 유해 2980기가 안장됐다.

현재 생존한 도내 국가유공자는 월남전 참전자 2089명, 6·25전쟁 참전자 705명, 전상 군경 677명, 무공수훈자 234명 등 모두 5646명이다.

국립제주호국원 충혼당(납골당) 전경. 제주호국원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충혼당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국립제주호국원 충혼당(납골당) 전경. 제주호국원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충혼당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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