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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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언, 서귀포문화원장·수필가

2024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때, 우리는 어떻게 한 해를 꾸려나갈 것인가 고민한다. 새해를 맞으며 주로 하는 말은 ‘파이팅’, ‘이루리’ 등 그와 비슷한 믿음을 가진 단어로 시작할 것이다. 이처럼 새해를 맞으면서 새로운 상황, 새로운 비전, 더 나은 방법으로 살기를 원한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생활에 새로운 규칙과 변화가 만들어졌고, 미묘하게 달라진 규칙과 관계,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는 갈등과 전쟁 등과 같은 끊임없는 이슈를 만들며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각자도생의 사회를 만들고 있다. 대다수가 나의 벗이 못되고 단 한 명만이라도 같은 걸 느끼는 벗이 있으면 하고 찾아 나서게 된다.

사실 우리는 학교 또는 사회 교육을 통해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하며, 차별화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이 모든 말과 구호보다 더 강력한 것은 다양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본 경험이다.

어린 시절, 먹고살기에 바빴던 부모님은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길 원했지만 ‘조용히 해’, ‘시키는 대로 해’하며 짜증을 냈고, 나는 포기해야 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했다.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면 아이들이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 설령 아이와 반하는 의견이 있어도 응원해 주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제 어른이 돼서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의견을 교류하고, 생각을 맞추어가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통해서 삶의 경험을 경청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걸 느끼며, 또한 관계의 형성은 그 사람이 의견을 잘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하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느끼게 됐다.

‘실사구시’의 마음으로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다양성, 당사자성, 공동체성 이를 하나로 묶어 표현하자면 ‘소통’이다. 점점 세대 간 격차가 심해지는 와중에 젊은 세대와 고령화 세대, 코로나로 인한 소통 단절과 개별화까지 이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거대하다.

나조차도 소통을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기에 바빴고, 각 세대가 어떻게 변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서로 다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남의 부재’와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괜한 오해를 줄이고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방법만이 해결책일 것이다.

제주 사회 전반에 이주민이 많아졌고, 그만큼 크고 작은 갈등도 보인다.

모든 것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에 마음을 기울이며 서로의 삶을 넌지시 들여다보면 아주 작은 소소한 발견이 변화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서로가 도움을 요청하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수다. 세대는 연결돼 있고 삶은 협력적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정책적으로 세대를 너무 세분화하면서 대상화하는 문제가 심각한 젠더 갈등을 만들고 있다.

내가 단단해질수록 세상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게 된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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