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맞아 전통에 한걸음 더 다가선 ‘탐라국 입춘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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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예총, 2~4일 제주도 전역서 ‘2024 탐라국입춘굿’ 개최
4일 오전 10시부터 제주시 관덕정에서 열린 탐라국 입춘굿 초감제 모습.
4일 오전 10시부터 제주시 관덕정에서 열린 탐라국 입춘굿 초감제 모습.

“우주가 생기고 이 땅이 생겨났다. 제주의 탐라왕조가 생겨난 과정이 펼쳐지는 자리다.”

4일 오전 10시 제주시 관덕정에서 한진오 극작가의 사회로 2024년 탐라국 입춘굿 ‘초감제’가 시작됐다. 제주의 굿은 ‘초감제’로 시작한다. 하늘에 있는 1만8000 신들을 굿판에 모시는 것이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이용옥 심방,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 영감놀이보존회 오춘옥심방 등 제주를 대표하는 보존회 3곳의 큰 어른들이 처음으로 입춘행사에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다.

조선시대까지 입춘굿판에는 전도의 심방들이 모여 그 해의 굿을 집전할 도황수를 뽑았다. 모관황수, 대정황수, 정의황수가 머리를 맞댔다. 그런 의미에서 옛 전통을 되찾아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서천꽃밭의 생명꽃, 번성꽃으로 인간세상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자청비 놀이’에 이어 ‘세경무지’ 등으로 불리며 풍농을 기원하는 ‘세경놀이’, 인간 주변의 모든 나쁜 병을 가지고 떠나기를 기원하는 ‘허멩이 답도리, 마누라배송’, 잡귀가 몸에 붙으면 병이 된다고 믿고 잡귀를 신칼로 위협해 막아내는 ‘막푸다시’, 쌀을 가지고 길흉을 판단하는 ‘제비쌀점’ 등이 종일 이어졌다.

㈔제주민예총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제주도 전역에서 ‘2024 탐라국입춘굿’을 개최했다.

올해부터 후원이 제주시에서 제주도로 바뀌면서 탐라국왕이 낭쉐를 몰고 밭을 일구는 ‘친경적전(親耕籍田)’ 의식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탐라국입춘굿의 취지를 서귀포시까지 확장하기 위해 서귀포시청과 읍면동 주민센터에 춘등을 달았으며, 지난 2일 새봄맞이 마을거리굿은 제주시와 대정읍, 표선면으로 나눠 각 지역의 민속보존회와 풍물굿패가 맡아 진행했다.

이처럼 행사의 범위를 제주시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제주 전 지역으로 넓히면서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역량을 키우는 첫해가 됐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열림굿, 입춘굿과 대부분 부대 행사는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 일원에서 치러져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4일 현장에서 만난 행사 관계자는 “탐라국 입춘굿은 역사적으로 제주의 민·관·무(巫)가 하나가 돼 펼쳤던 축제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손색이 없다”며 “제주의 예술인들에게 다양한 창작활동의 기회가 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주민 참여방안을 모색하는 등 전반적으로 규모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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