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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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민심(民心)은 ‘백성의 마음’이다. 오늘날로 치면 ‘국민의 마음’인 것이다. 예부터 ‘민심은 천심(天心ㆍ하늘의 마음)’이라고 했다. ‘백성의 뜻이 하늘의 뜻’과 같으니 하늘을 대신해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민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게다.


동서고금을 막론해 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었고(得民心 得天下ㆍ득민심 득천하), 반대로 민심을 잃으면 천하를 잃었다(失民心 失天下ㆍ실민심 실천하). 민심을 거스르거나 역행하는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다.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루로 한 해의 첫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날을 통해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기원했다. 민족의 최대 명절로 설 연휴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만 수천만 명에 이른다. 국민 절반 정도가 전국적으로 움직이는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이 펼쳐지는 게다.


설 명절이 되면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 지인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다. 차례상을 물리고 나면 서로 안부를 물어보거나 근황을 전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 과정서 안줏거리로 나오는 게 정치 이야기다. 정치권 안팎에선 흔히 ‘설 밥상 민심’이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나라엔 이른바 ‘명절 밥상 민심’이란 게 있다. 설 이나 추석 때 밥상머리에 오를 최대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정치 관련 얘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세대, 직업 등을 초월해 각자의 생각을 주고받는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보 교류가 이뤄지면서 그 정보에 소외됐던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는다. 때론 민심이 섞이고 녹아들면서 여야에 대한 긍부정적 인식이 바뀌기도 한다. 이는 지지율 변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설 명절은 민심을 형성하는 ‘여론의 장(場)’이다.


▲설 명절이 코앞이다. 올해 설은 예년과 다르다. ‘4ㆍ10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와서다. 이번 설이 주된 주제는 아마 총선 관련이 분명해 보인다. 거기엔 정권 심판론, 운동권 청산론, 제3지대 신당론, 위성정당론, 현역 물갈이론 등 이슈거리가 적잖다.


누가 유력하다느니, 누구는 안 된다는 등 인물론도 당연한 얘깃거리다. 그런 점에서 ‘설 밥상 민심’은 총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나 그 풍향계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설 민심’ 잡기에 나서는 이유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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