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용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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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변명은 그만!”


“일회용품도 그만!”


인도네시아 청소년 환경운동가 아에시니나 아자라(16세, 이하 니나)의 외침이다. 마을 공터마다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된 니나. 지금 그녀는 자신이 사는 마을이 왜, 플라스틱 쓰레기산으로 변해가고 있는지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선진국에서 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 조각들이 공장과 석회 가마, 두부 공장 등에서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가격이 비싼 나무 땔감 대신, 저렴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사는 집의 굴뚝에서는 검은 연기가 유독가스와 함께 피어오른다. 이 연기는 공장 근로자뿐 아니라 마을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환경운동가 니나는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인터뷰 중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나라들이 어떻게 그렇게 깨끗할 수 있는지 이유를 알게 됐어요. 우리나라로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던 거죠.” 니나의 손에는 한국의 즉석밥 포장지와 누구나 알만한 우리나라 파스 포장지도 들려 있다.(KBS 다큐인사이트 <지속 가능한 지구는 없다 2부 재활용식민지>)’


현재, 선진국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베트남, 태국, 대만 등의 동남아시아로 보내지고 있다. 재활용이라는 명목하에. 또는 합법화되어 있는 폐지 속에 섞어 불법적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이러한 잘못된 선택으로 동남아시아 여러 도시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은 경제적 우위를 빌미로, 또는 수출이라는 명목하에 불법적으로 자국의 플라스틱을 이웃 나라에 떠넘기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재활용 분리수거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 라벨을 떼어내고, 내용물을 물로 헹구고, 분리배출한다. 누구라도 분리수거된 플라스틱이 다 재활용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국내 플라스틱 실질적 재활용률이 27%라니 기대 수치에 한참을 밑돈다. 물론 재활용률이 낮은 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분리수거 재활용 시스템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추고 있는 독일 역시, 최소 40%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재활용 불가능하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다. 


9%. 재활용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더군다나 재활용률에 플라스틱 수출률도 포함된다고, 소위 친환경 국가라는 선진국들은 환경 규제가 약한 나라로 보내는 방법으로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남의 나라로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부끄러움을 넘어서, 경제적 폭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당장 멈춰야 할 행위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어 보인다. 사용하지 않거나, 생산량도 소비량도 줄여야 그만큼의 쓰레기가 줄어든다는 것. 기업은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고 정부도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지구환경, 즉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이 문제는 우리 각자가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함은 물론이거니와 포장 등 플라스틱 사용 제품의 구매를 지양하고, 정부에는 강력한 규제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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