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공지능 시대에 생각해 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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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린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논설위원

새해를 맞이하며 알게 모르게 모바일 인공지능(AI) 시대로 들어섰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세계 주요국에 출시하며 AI폰 시대를 연다고 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 등 휴대전화 제조기업도 너도나도 ‘생성형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생성형 AI란 쉽게 재작년 11월 말에 공개돼 두 달 만에 1억 사용자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운 챗GPT를 떠올리면 된다. 챗GPT의 ‘챗'은 대화이다. 기존에는 컴퓨터에 별도 프로그래밍 언어(예: C, 포트란, 코볼 등)로 일을 시켰지만, 이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이용해 대화하듯 질문하며 부릴 수 있다. ‘G’는 생성하는(generative) 이란 뜻이다. 그림을 학습하면 그림을 만들고, 영상을 배우면 영상을 생성한다. 챗GPT는 글을 만드는 생성형 AI다. ‘P’는 사전 학습한(pre-trained) 이라는 의미다. 챗GPT는 무려 3000억 개의 토큰(필자 주: 컴퓨터가 단어를 직접 읽을 수 없어 단어에 숫자를 매겨 입력한 것)과 5조 개의 문서를 사전학습했다 한다. 우리가 만든 거의 모든 문서를 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거대언어모델이라 불린다. ‘T’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인데, 트랜스포머는 주어진 문장을 보면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로 예측한다.


작년 4월 출시된 GPT4는 이미지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이다. 美 변호사 시험도 상위 10% 성적으로 통과했고 수학능력시험(SAT)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국어 지원은 물론이고, 광고 문구 작성과 전문적인 주제의 발표자료도 순식간에 만들어 낸다. 심지어 유머도 이해한다. 어디 이뿐인가. GPT4는 도구도 쓴다. 가령 우리가 여행 일정을 계획하라 명령하면, 챗GPT는 플러그인된 여행 서비스인 익스피디아 또는 항공권 렌터카 숙소를 검색하는 카약, 레스토랑 검색 예약 서비스인 오픈테이블을 사용해 결과를 우리에게 빠르게 전달한다. 놀랍고도 편리한 세상이다.


한편, 생성형 AI의 보편화는 그림자를 동반한다. 


첫째, 생성된 산출물 속에서 원본을 찾기란 더욱더 어려워진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는 물론이고 민감한 개인정보 침해의 문제도 대두된다. 이와 관련해 시드니 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을 가르치는 유리 갤 교수의 질문 “챗GPT는 3000억 개 토큰으로 학습됐는데, 당신의 것은 몇 개나 들어 있나요?” 는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실제 오픈AI는 개인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확인 또는 삭제를 요청하는 절차를 제공하지 않는다. 


둘째, 방대한 데이터를 사전 학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왜곡과 편견이 가미되었는지 알 수 없다. 


셋째, AI는 잠재된 패턴을 찾는데, 잘못된 학습으로 차별을 만들 수도 있다. 트랜스포머란 모델의 특성상 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의 약점도 갖는다. 따라서 놀라움과 편리함에만 취해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순간에도 새로운 AI가 양산되고 있다. 누군가 말했듯이 생성형 AI 캄브리아기를 살아내는 오늘날 우리에게 AI 리터러시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활용이라는 기술적인 역량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윤리적인 역량과 함께 균형 잡힌 AI 리터러시의 교육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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