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PEC은 ‘존샘있는’ 제주에서 개최하자
2025년 APEC은 ‘존샘있는’ 제주에서 개최하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병수, 천주교제주교구 신제주성당 주임신부/ 논설위원

2025년 11월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우리 제주와 경주, 부산과 인천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마다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제주는 지난 2005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APEC을 도세에 밀려 부산에 넘긴 전례가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민관이 합심해서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몇 주 전에는 제주만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서 ‘제주의 하루’행사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이런 국가 차원의 큰 행사를 앞두면 알게 모르게 정쟁의 이슈로 삼는 경우가 다반사라 이번에도 지방선거에 활용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조바심이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 정치권에서 그런 분위기도 없고 유치 도시 간에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 같아 기대감이 큽니다. 바야흐로 전 세계의 중심축은 유럽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전환된 지 오래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정치, 경제는 물론 다방면에 걸쳐 세계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를 선도하는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서 21개국 정상과 각료 6000명이 대거 참석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과 안정을 논의하는 장(場)이 바로 2025년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입니다.


오늘날 인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신냉전과 급격한 기후위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금번 APEC은 비단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넘어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연착륙해야 하는 중대한 회의이기도 합니다. 이런 까닭에 개최 장소는 각국 정상들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과 여건을 갖춘 곳이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제주는 유치 신청을 한 다른 지자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선, 최고 정상들이 대거 참석하기에 무엇보다 경호와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이에 제주는 경호에 취약할 수 있는 사방으로 뚫린 내륙지방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공항과 항만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오고 가는 모든 이들을 확인할 수 있는 요새와 같은 섬이란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제주는 세계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 등재(2007년), 세계지질공원(2014년)과 함께 유네스코 자연환경 분야 3관왕에 선정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평화의 섬입니다. 여기다 누구라도 찾아오면 고향에 오듯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제주인만의 독특한 정서가 있습니다. 달리 그것은 제주 방언으로 ‘존샘’이라고 합니다. 존샘은 ‘작지만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일컫습니다. 이는 인종, 피부색, 신분, 성별, 언어 등의 차이를 초월해서 관심 있게 바라보고 함께하려는 잔정(情)을 뜻하며, 제주를 찾는 정상들과 더불어 수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인류애(愛)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이에 다시 한번 2025년 APEC은 우리나라의 보물섬인 제주에서 개최되어 인류가 하나 된 마음으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고 미래 번영을 견인하는 역사적인 회의가 되길 기도드립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