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긴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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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윷놀이는 편을 갈라 윷으로 승부를 겨루는 놀이다. 둘 또는 두 편 이상의 사람이 교대로 4개의 윷가락을 던져 ‘도개걸윷모’가 나오면 그에 따라 말(馬)을 움직여 모든 말이 먼저 최종점을 통과하는 편이 이긴다.


윷놀이에서 도는 한 칸, 개는 두 칸, 걸은 세 칸, 윷은 네 칸, 모는 다섯 칸을 간다. 그리고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상징한다. 이와 관련 이들 가축의 크기와 걸음걸이 등을 감안해 윷패의 칸 수가 결정됐다는 설이 전해온다.


▲조금 낫고 못 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론 비슷해 견줘볼 필요가 없을 때 흔히 사용하는 속담이 있다. 윷놀이에서 유래한 ‘도긴개긴’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긴’은 ‘현재 지점에서 가고자 마음먹은 특정 지점까지의 거리 또는 자기 말로 상대 말을 쫓아가 잡을 수 있는 거리’를 일컫는다.


그러므로 도긴개긴은 ‘도로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말을 잡을 수 거리가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즉 ‘한 칸 가나 두 칸 가나 고작 거기서 거기다’란 얘기다. ‘도토리 키재기’, ‘오십보백보’, ‘그 나물에 그 밥’ 등이 유사한 의미로 쓰인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최소 득표율 3%만 넘으면 비례대표 의석(46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연동해 배분하는 제도다.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못 낸 소수 정당에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지역구 당선자를 다수 배출하는 거대 정당 입장에선 무조건 손해 볼 수밖에 없다. 지역구 의석이 많을수록 비례 의석을 적게 가져가는 구조여서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이었던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의석만을 위한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이유다. 당시 양당을 향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희화화했다는 호된 비판이 쏟아졌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도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대전(大戰)’이 펼쳐진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 총선에도 유지됨에 따라 양당이 비례 의석만을 노린 위성정당 창당을 마치고 공천 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지난달 23일,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지난 3일 각각 창당됐다. 국민들 보기에는 그야말로 도긴개긴이다. 그나저나  4·10 총선에선 비례용 정당이 얼마나 출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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