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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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철 편집국 부국장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프레임을 잘 짜야 한다. 프레임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이나 사고의 틀이다. 선거 프레임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여론 선점을 위한 구호나 슬로건이 되기도 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선 프레임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자, 인간애 넘치는 평등주의자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선거에는 ‘바람’이 불어야 한다. 지향하는 프레임이 확산되면 자연스럽게 바람이 불게 된다. 아래로부터 시작된 촛불 민심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했다.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에 치러지는 4·10 총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대통령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실시된다. 선거 결과는 현 정권의 중간 성적표로 비유되고 있다.


만약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임기 후반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탄탄한 동력을 받게 된다. 


반면,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권력 누수 현상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여야의 선거 프레임은 ‘정권 안정론’ 대 ‘정권 심판론’으로 뚜렷해졌다. 


지난 선거에서 이슈가 됐던 ‘국정 농단’, ‘적폐 청산’, ‘내로남불’, ‘카르텔 타파’는 중도층과 선거 유보층의 표심을 움직였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대결 역시 유권자의 사고를 변화시키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86운동권 청산’을 부르짖자, 이재명 대표는 ‘검사 독재 청산’을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제주지역 총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제주시갑 선거구를 ‘공천 보류 지역’으로 약 3주 동안 묶어 놓았고, 출발선에 있던 김영진 예비후보 대신 고광철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주자로 내보냈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벌어진 공천 파열음은 결국, 제주도당 지도부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제주시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김영진 예비후보에 이어 허용진 도당 위원장도 빨간 점퍼를 벗어 버렸다. 허 위원장도 서귀포시 선거구에 무소속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허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제주 출신 40대 여성 음악가 A씨를 제주시갑 선거구에 공천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에 반대 입장을 냈다.


또한 제주시갑에 전직 경찰·해경 고위 공무원, 제주도 정무직 인사, 공기업 임원, 서울에서 활동 중인 여성 변호사 등을 공천 대상자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은 본선 못지않게 경선부터 뜨거웠다. 민주당은 제주시갑에서 현역인 송재호 대 문대림 예비후보 간 과열 경쟁을 넘어 난타전을 벌였다. 


문대림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받았지만, 경선 당시 나왔던 진흙탕 싸움으로 ‘원팀’이 꾸려져도 상처가 빨리 아물지는 미지수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소속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대 이경용 전 제주도의회 의원은 ‘전략공천 읍소 발언’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제, 공천 경쟁은 끝났고 결승전에 돌입했다. 여야는 물론 각 후보 캠프마다 선거 프레임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부동층을 움직일 수 있고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 


새 인물론, 세대 교체론, 현역 의원 심판론, 민생 경제 위기,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 지역의료 붕괴, 인구 감소, 관광산업 부진 등을 놓고 선거판을 뒤흔들 ‘프레임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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