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플리효과와 명품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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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파노플리효과(Panoplie Effect)는 특정 제품을 구매하면서 비슷한 제품을 소비하는 집단에 속하는 것과 같은 환상을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소유하고 있는 상품을 통해 그 상품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층이나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역할 놀이를 하면서 같은 인물이 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특정 상품을 소비하면서 그것을 소비할 것으로 기대되는 집단에 속하게 된다는 환상을 가지는 것이다. 


같은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와 같은 집단, 같은 부류라고 여기는 환상에 빠지게 되지만 환상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특정 집단이 사용하는 제품을 구매하면서 그들과 자신을 같은 급으로 여기는 경향 때문이다. 


파노플리효과는 상류층을 선망하는 소비 형태로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잘 나타내는 현상이다. 상류층이 되려는 신분 상승 욕망이 소비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제품 구매를 통해 자신의 존재와 지위를 나타내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특정 브랜드 제품 구매를 통해 상류층이나 고급 생활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믿는 심리적 착각이다. 소비자가 명품을 구매하면서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환상을 느끼는 성향이 커지면 짝퉁이라도 구매하려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파노플리효과는 특정 집단에 소속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분출되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 유명인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이나 점심 식사 후 비싼 브랜드 커피에 쉽게 지갑을 여는 심리도 파노플리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 브랜드 커피를 마시는 집단과 어울릴 수 없다는 괴리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심리이다. 브랜드 커피를 마시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다. 


파노플리효과와 베블런효과는 고가 제품을 구매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차이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구매 능력이나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고가 제품을 소유하려고 하는 것은 베블런효과이다. 파노플리효과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특정 집단에 소속되는 자신의 신분이나 가치를 표현하려는 것이다. 


베블런효과는 자산이나 소득이 확보된 후 소비하는 것으로 경제력을 보유한 부자들에게 적용되지만 파노플리효과는 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소비를 통해 부자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경제력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을 더 높은 사회적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 연결하려는 욕망으로 특정 소비 패턴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평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파노플리효과로 소비자들은 제품 품질이나 유용성과는 별개로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로 제품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통해 상류층으로 상승 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백화점 오픈 전부터 명품 가게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은 베블런효과보다 파노플리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합리적인 소비의 기본원칙은 현재 보유한 경제적 역량에 맞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파노플리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소비 선택을 고려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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