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광주5·18, 세월호, 이태원...“공감과 연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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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주최, 다큐멘터리 연극 ‘사난 살주’ 16일 개최

제주 광주 배우와 유가족 등 4명, 1인극 형식으로 그날의 이야기 풀어내...

제주 무대 시작으로, 3~6월 서울, 광주서 순회공연
다큐멘터리 연극 ‘사난 살주’가 지난 16일 오후 4시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아버지는 고영일, 어머니는 강순옥. 나는 당시 9세였다. 밥상머리 앞에서 끌려간 아버지는 정방폭포 아래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강정에서 천재가 났다’는 소리를 들었던 큰오빠도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전재수. 당시 11세. 동네 동산에서 친구들과 놀다 갑자기 나는 총소리에 도망갔다. 고무신이 벗겨지는 바람에 뒤돌아섰다가 이동 중이었던 계엄군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어머니는 죽은 형을 그리다 4년 만에 저세상으로 가셨다.”

제주4·3 유족과 광주5·18 유족으로 분한 제주의 현애란 배우와 광주의 김호준 배우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어 열여덟 해를 고이 키운 딸 고(故) 문지성 양을 세월호 참사로 잃은 아버지 문종택씨와 서른 살 아들 고(故) 문효균씨를 이태원에서 떠나보낸 어머니 이기자씨가 직접 배우로 나섰다.

(재)성프란치스코평회센터가 주최하고, 광주인권평화재단과 구럼비유랑단 후원한 다큐멘터리 연극 ‘사난 살주’가 지난 16일 오후 4시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문지성 양은 제주에서 태어났다. 도두초등학교를 다니다 경기도 안산으로 이사를 갔다. 수학여행으로 찾을 제주에서는 어린 시절 제주 친구들과의 만남이 약속돼 있었다.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씨는 “사고 이후 생존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팽목항 어디에서도 아이는 없었다. 아이는 보름이 지난 4월 30일 동거차도 어민의 미역양식장 닻줄에서 발견돼 건져 올려졌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문효균씨의 어머니 이기자씨는 “그날 아이가 사망했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 했다. 그저 조금 다쳤다고만 생각하고 병원에서 지내면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 집을 나섰다. 둘째 아들이 우선 병원으로 갔는데 ‘엄마, 형이 죽었어. 무서워’라는 전화가 걸려왔다”며 당시 상황을 풀어냈다.

이들의 무대는 6월까지 서울과 광주에서 이어진다.

연출을 맡은 방은미 감독은 “무대가 펼쳐지기도 전에 아픈 이야기라는 것을 분명 알았을 텐데도 기꺼이 만나러 와주신 관객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무대 위의 이야기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있었던 아픈 상처를 가족, 친구, 당사자라는 마음으로 보듬고 연대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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