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 검토…의료 붕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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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25일까지 사직서 제출키로
제주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은 분노 표현…현장 떠나지 않을 것"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 15일 의대 정문 앞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 15일 의대 정문 앞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부의 의대 정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대학교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검토하면서 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을 포함해 전국 20개 대학이 참여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까지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집단행동에 참여한 전공의에 대한 사법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위에 참여한 대학 중 16개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직서 제출에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나머지 4개 대학은 현재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검토 중이며, 제주대 의대 역시 현재 교수들을 대상으로 사직서 제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 15일 의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대 정원 확대를 규탄했다.

제주대 의대 교수 153명 중 78명이 가입한 제주대 의대 교수협은 “제주대 총장은 의대 교수회의 결과를 무시하고 과도한 증원을 감행했고, 잘못된 대규모 증원 정책은 전공의들을 병원 밖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생아 합계 출산율은 세계 최저이고 대한민국은 인구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12년 후 의사 수를 크게 늘리는 것이 과연 옳은 정책이냐”며 “잘못된 의료 정책이 환자와 의사를 혼란으로 몰고 있다.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진행을 중단하고, 적정한 증원 인원에 대해 의료계와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108명 중 101명이 현장을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를 비울 경우 사실상 병원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제주대병원은 일손 부족으로 인해 간호·간병 서비스 통합 병동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하고, 내과 중환자실 병상 수를 20개에서 8개로, 수술실을 12개소에서 8개소로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병상 가동률은 지난해 말 70%대에서 현재 30%대로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제주대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분노 표시”라면서 “현재 중환자실에 수많은 환자들이 있다. 이 환자들을 두고 현장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대 의대 교수들의 기자회견 이후 호소문을 내고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입장 발표는 의료계의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과 전문적인 판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극한의 대립을 풀어야 한다는 교수협의회 입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의료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전문의 중심의 인력 운영 혁신과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등의 지원방안을 발표했다”며 “제주도정도 필수진료과 전공의를 위한 수련비용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의료계의 위상을 높이고 의료진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며 “취약한 여건 속에서도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온 힘을 다해 온 의료인들이 다시 환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사들에게 현장으로 복귀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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