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이 말하는 '미래에 대한 처방전'
크루그먼이 말하는 '미래에 대한 처방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미래를 말한다' 출간
"인종차별주의와 사회적 편견이란 주제는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라크 사태로 공화당의 국가 안보 능력은 신뢰를 잃었다. 반면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에 대한 염려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즉 지금까지 미국 정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 온 사람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예리한 경제분석과 뛰어난 글 솜씨로 명성을 쌓아온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이번에는 미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래에 대한 처방전을 제시한 책 '미래를 말한다'(현대경제연구원북스 펴냄)를 내놓았다.

크루그먼은 미국 현대사를 전통적인 정치경제학적 방법론으로 분석하면서 1920~1950년대 부유층과 노동자 계급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노동자 사이의 임금격차도 줄어들며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중산층 중심의 사회로 재편됐던 이른바 뉴딜정책기의 '대압착' 시대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보수주의자들은 부의 재분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면 미국 경제가 망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책은 "그들의 걱정과는 달리 정부가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고 노동조합이 부활한 결과 "하층계급으로의 소득과 부의 재분배가 극적으로 이뤄졌지만 미국 경제는 보수주의자들이 우려한 것처럼 망가지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호황을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크루그먼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트루먼이 그 시절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다면 우리도 그들의 업적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04년 대선이 보수주의 운동의 마지막 축제였고 민주당이 의회와 백악관 모두를 차지함으로써 미국인들이 미완의 뉴딜정책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 여당이 될 민주당'에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사회 안전망을 넓히고 불평등을 줄이는 진보주의적 제도, 즉 새로운 뉴딜 정책을 추구할 것"을 주문한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뉴딜정책의 핵심은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완성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국민의료보험의 완성은 진보주의자들이 국내 정책에서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고 일단 여기에서 성공하고 나면 진보주의자들은 미국의 불평등을 고치는 더 광범위하고 어려운 임무로 눈을 돌릴 수 있을 것"(307쪽)이기 때문이다.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미국의 상황만을 다루고 있지만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민영의료보험의 확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예상한 외 옮김.360쪽. 1만8천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