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보진영의 나아갈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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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의 길' 출간
2004년 총선에서 13%의 전국 지지율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원내 입성에 성공했던 민주노동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권영길 후보가 3.0%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선 참패에 대한 책임 공방 속에 이른바 '종북주의' 논쟁에 휘말린 진보진영은 결국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분열됐고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 때의 반토막인 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20여년에 걸쳐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유럽의 사회민주주의의 변화를 지켜봐 왔던 주섭일 씨는 '사회민주주의의 길'(사회와연대 펴냄)에서 이렇듯 진보진영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난 10년간 한국 진보세력이 사회민주주의를 개량주의, 기회주의로 매도하면서 철저히 배격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99년 민주노동당 창당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저자는 "당시 민노당이 사회민주주의를 강령으로 채택했더라면 2007-2008년 선거에서 강력한 대안정당으로 성장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저자는 또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 대해서도 "이들이 민생정치를 완전히 외면한 것은 예견된 일"이며 "중산층.서민 노동자의 지지를 외면하고 오만과 독선, 부정비리 등에만 정열을 쏟아부어 진보 이념 자체를 유린한 결과 이번 양 선거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저자는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이제부터라도 사회민주주의의 길로 나가야 희망이 있다"고 한국 진보진영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냉전 50년 동안 소련의 지도 노선을 거부하며 독자 노선을 걸었지만 한 번도 집권하지 못했던 이탈리아 공산당이 1992년 자진해산하고 붉은 깃발 대신 녹색 당기를 앞세운 '이탈리아 좌파민주당'으로 거듭난 뒤에야 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

18세기 프랑스 혁명부터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 프랑스 사회당의 혁신사회주의와 드골파 사르코지의 실용주의까지 유럽 사회민주주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한국 진보진영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382쪽. 1만8천원.(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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