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함'에 탐닉하다..'몬스터 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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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소피 브라슴 장편소설
 "마리카는 추했다. 나는 또한 그것 때문에 그녀를 사랑했다. 나는 늘 육체적 결함이랄까, 그런 것 때문에 추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렸다."(9쪽)
열일곱의 나이에 쓴 첫 작품이 '숨쉬어'가 17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프랑스 작가 안 소피 브라슴(23)의 두번째 소설이 번역, 출간됐다.

'몬스터 카니발'(문학동네 펴냄)에는 육체적 결함과 추함에 끌리는 한 사진작가와 기괴하리만치 못생긴 외모를 가진 젊은 여자가 등장한다.

난쟁이, 거식증 환자, 수술에 실패한 성전환자 등 온갖 괴이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의 사진을 모으는 '몬스터 카니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사진가 조아섕은 모델이 될 괴물을 찾기 위해 "신체적 결함을 지닌 분을 찾는다"는 광고를 낸다.

못생긴 외모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던 마리카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 지를 확인하고 싶어 조아섕의 광고에 답한다.

매주 함께 작업하면서 마리카는 왠지 자신이 아름답다는 환상 속에 빠져들게 되고, 조아섕은 마리카를 혐오하면서 동시에 욕망을 느끼게 된다.

어린 나이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브라슴은 사춘기 여자아이들의 외모 강박증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체험한 후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조아섕과 마리카의 시선이 교차돼 전개되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우리 모두의 안에 있는 '추함'과 괴물들 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이끌어가는 문체와 묵직한 주제에서 나이 답지 않은 노련함이 묻어난다.

김민정 옮김. 248쪽. 1만원.(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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