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해 미국측 인사들의 발언이 자칫 한국내 반미감정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외교경로를 통해 미측에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면담 이후 언론에 밝힌 발언으로 인해 국내 정치권이 반발하고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을 어제(4일) 미 대사관측에 설명했다"면서 "핵심인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촛불시위가 현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검역주권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미국 인사들의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반미 성향의 시위로 전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한국과 미국은 2002년 효순-미선양 사건으로 촉발된 거대한 반미 촛불시위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최근 상황도 매우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3일 유 장관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해 '실망했다'거나 '우리는 한국인들이 과학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관련 사실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길 바란다'는 발언을 해 정치권 등의 반발을 초래했다.
특히 한국 주재 대사가 한국의 외교장관과의 면담을 계기로 외교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데 대해 외교부 당국자들도 비판적인 견해를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4일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한국인들이 더 배우기를 바란다'고 지적한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을 들어 "국민 전체를 모욕했다"고 비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우탁 이정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