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생 춤바람 났네
교사·학생 춤바람 났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룸바·차차차·삼바·탱고·왈츠 등 다양
4세 어린이부터 초·중등생, 교사 '열풍
스트레스 해소·다이어트 등에 효과


라틴 리듬에 따라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율동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룸바, 열정적인 차차차, 삼바, 우아한 비엔나 왈츠.

아직도 사람들에게 댄스스포츠라는 단어는 다소 낯설고 생소하다.
오히려 볼룸댄스, 장바구니, 카바레라는 단어로 더 잘 알려진 댄스스포츠.
그나마 영화 ‘쉘 위 댄스’ 덕분에 그 실체를 바로 볼 기회가 있었지만 사교댄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다지 관대한 편이 아니다.

지난 19일 오후 제주시 이도1동 소재 제주도댄스스포츠센터.
흥겨운 리듬에 맞춰 남녀 어린이들이 짝을 이뤄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톡톡 튀는 어린이들의 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흥겨워진다.
프로댄서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처음에는 여자 짝궁과 손 잡을 때 쑥스러웠어요. 그런데 이젠 자신감이 생겨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이곳을 다니면서부터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다는 김성하군(삼성교 5)은 계속 댄스스포츠를 배우기 위해 직접 용돈을 모아 7만원짜리 댄스화를 구입했다고 은근히 자랑을 늘어 놓았다.

자세 교정을 위해 이곳을 찾은 고유미양(인화교 2)은 어머니와 함께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있다.

“한 때 발레를 배웠는데 자세 교정에는 별 효과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죠. 집에서 혼자 스텝을 연습할 정도니까요.”

고양의 어머니 신현숙씨(33.제주시 일도2동)의 말이다.
누나와 같이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있는 변경석군(삼성교 4)은 이곳을 다니면서 두 달여 동안 몸무게 3㎏을 뺐다.

변군은 “1시간 반 가량 신나게 춤을 추다보면 다이어트는 물론 스트레스까지 확 풀린다”며 이 시간만큼 기다려지는 시간도 없다고 얘기했다.

조천중학교에 다니는 노성수 학생은 방과 후 매일 3~4시간씩 맹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내년 12월에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어요.”

노 학생의 꿈은 댄스스포츠 세계챔피언이다.
댄스스포츠는 자이브, 룸바, 차차차, 삼바, 파소도블레 등 5종의 라틴댄스와 탱고, 왈츠, 퀵스텝, 폭스트롯, 비엔나왈츠 등 5종의 모던댄스로 구분된다.

이곳에서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은 대략 100여 명.
최연소 오광현 어린이(4세)부터 젊은 직장인은 물론 부부, 가족 단위의 애호가들이다.

“부부 사랑을 다지는 데 이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하루 1~2시간씩 서로의 손을 잡고 사는 부부가 어디 흔합니까?”

남편이 중앙여중 체육교사인 김덕보(48).강영임(45)씨 부부는 이날도 서로 손을 맞잡고 발을 맞춘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즐기면서 늙어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특히 학생들에겐 사교성과 남녀간 서로를 존중하는 예절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돼죠.”

김 교사는 이달부터 몸소 배우고 체득한 댄스스포츠를 학교에서 가르칠 예정이다.

지난 6년간 학교에서 댄스스포츠를 보급한 조천중 김병기 교사도 댄스스포츠 애찬론자다.

김 교사는 “댄스스포츠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 제한 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온 몸을 이용하는 전신운동인 데다 균형 있는 자세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요즘처럼 컴퓨터 앞에서만 지내는 학생들에게 운동 효과가 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각종 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에서 무려 6회나 1위를 석권하는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제주도댄스스포츠센터 김진려 원장은 “예전에는 ‘댄스’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전국적으로 댄스스포츠 열풍이 불 정도”라며 “댄스 자체가 스포츠와 결합되면서 당당한 사회체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주위의 권유로 찾아와 처음 보는 사람과 춤을 추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지만 이제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이들의 목소리에서 즐거움에 가득찬 삶의 활기가 묻어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