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정치에 대한 하워드 진과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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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 출간
 "하워드 진을 읽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이나 진배없다"(1997년 영국 문학상 부커상을 수상한 인도의 여류소설가 아룬다티 로이)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사상을 인터뷰 형식을 빌려 쉽게 풀어낸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랜덤하우스 펴냄)가 출간됐다.

하워드 진은 인터뷰 전문가인 데이비드 바사미언과 2002-2004년 공중파 라디오에서 진행한 8건의 인터뷰에서 역사와 정치, 예술을 넘나들며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들려줬다.

2002년 8월 인터뷰에서는 '경제체제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를 구조적인 위기로 진단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이윤이 사회에서 행해지는 일을 결정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기본적인 상식입니다. 이윤추구라는 동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주택은 건설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주택을 지어서는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연봉은 당연히 두 배로 증액되어야 하지만 그런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중략) 미국의 다국적 기업 때문에, 또한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정책 때문에 많은 나라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는 미국의 구조적 위기일 뿐만 아니라 미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므로 전 세계에 닥친 구조적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16~17쪽)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미국의 현재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안보'라는 단어는 국가주의의 산물입니다. 다른 나라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를 폭격하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안전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중략) 부시 행정부는 오웰의 소설에서처럼 절대주의적 의미로 언어를 사용합니다. 부시 행정부가 처음으로 잔혹한 짓을 미사여구로 포장한 것은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오웰의 '1984'를 흉내 내고 있는 듯 합니다"(75쪽)
진은 2005년 스펠먼 대학의 졸업식 축사에서는 멕시코를 마주보는 애리조나 남부의 국경선에서 국경을 넘어오는 멕시코인들을 감시하기 위해 총을 들고 앉아있는 미국인들의 사진을 담은 뉴욕 타임스 1면을 소개하며 국가주의를 고발한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진이었습니다. 문명세계라는 21세기에 입으로는 하나의 세계를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세상을 이른바 '국가'라는 200여개의 인위적 단위로 잘게 쪼개고 그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을 죽이려 하는게 현실입니다. 하나의 국기와 하나의 국가와 하나의 국경에 매몰된 채 살상을 서슴지 않은 이런 국가주의가 인종차별, 종교적 갈등과 더불어 우리 시대를 짓누르는 해악이 아닐까요"(253쪽)
강주헌 옮김. 268쪽. 1만2천800원.(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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