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신비주의에 빠진 샤말란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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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 '해프닝'은 전작들과 비교하면 '식스 센스'나 '빌리지'처럼 반전이 인상적이던 영화보다는 신비주의 성향이 강했던 '싸인'과 비슷하다.

기본 설정은 사람들이 갑자기 자살하기 시작한다는 것. 하지만 이런 현상의 원인은 끝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그런 만큼 충격적인 반전이 숨어 있지는 않다.

반전을 기대한 관객들은 실망할 수 있겠지만 영화에는 두려움을 차근차근 쌓다가 어느 순간 관객들을 소름끼치도록 섬뜩하게 만드는 샤말란 감독의 장기가 잘 담겨 있다.

어느 평온한 아침.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한 여대생이 머리핀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뭔가에 홀린 듯 스스로 목숨을 끊기 시작한다.

교통경찰은 갑자기 허리춤에 찬 권총을 꺼내 자신의 머리에 겨누고 고층건물의 공사 현장에서는 인부들이 떼를 지어 뛰어내린다.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시민들은 도시를 떠나기 위해 피난길에 오른다. 고등학교 과학교사 엘리엇(마크 월버그)도 부인 알마, 동료 교사인 줄리안, 줄리안의 어린 딸 제스와 함께 서둘러 도시를 빠져나가는 기차를 타지만 기차는 철로 시스템 붕괴로 그리 멀리가지 못한 채 한 시골마을에 멈춰선다.

원인을 알 수 없어 피할 방법 역시 몰라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 마을 곳곳에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는 가운데 일행은 필사적으로 피난처를 찾아 나선다.

감독은 비과학적인 현상에 맞서는 주인공으로 과학교사를 선택했다. 엘리엇은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의 법칙을 찾아나서며 스토리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점점 퍼져나가는 이 이상한 현상의 매개체는 바람. 바람은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면 어디에나 있는 만큼 등장인물이나 관객들이나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원치 않으면서도 자살을 하게 되는 상황 역시 누군가 나를 헤치려 하는 다른 공포영화의 설정보다 한층 더 섬뜩하다. 관객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극대화되는 것은 이 덕분이다.

13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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