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액션에 집중한 SF '둠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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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저예산 공포영화 '디센트'로 한국 관객을 만난 영국 출신 닐 마셜 감독이 훨씬 덩치 큰 블록버스터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이하 '둠스데이')을 보내왔다.

그러나 폐쇄된 공간을 헤매는 인간의 공포를 긴장감있게 그려 평단의 합격점을 받았던 전작 '디센트'의 흔적은 '둠스데이'에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영국 북부에 퍼지고 정부는 철벽을 세우고 접근하는 시민을 무조건 사살하는 방법으로 북부를 완전히 격리한다.

25년 뒤 런던에서 같은 증세의 환자들이 나타난다. 정부는 격리지역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치료제를 구하기 위해 북부 출신으로 런던에서 자라난 싱클레어 소령(로나 미트라)을 파견한다.

싱클레어를 비롯한 대원들은 글래스고에 진입한다. 그곳에는 원시시대와 하드록 콘서트장을 섞어 놓은 듯한 광란의 세계가 있고 주민들은 식인도 서슴지 않는다. 대원들이 이들을 피해 달아난 곳은 성곽을 쌓고 활과 창으로 싸우는 기사들이 가득한 중세시대 같은 세계다.

'둠스데이'는 액션 SF이면서 전쟁 사극인 동시에 좀비 공포물이기도 하다. 액션은 확실히 화끈하지만 여러 장르가 응집력없이 섞여 있는 탓에 극의 전개는 다소 혼란스럽다.

줄거리는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고 애써 깔아놓은 복선과 인물들간 관계도 제때 활용되지 못한다. 세기 말을 묘사한 부분들은 대개 여러 영화에서 한번씩 본 듯한 장면들의 조합이라 신선한 재미가 떨어진다.

영화는 세기 말 인간들의 충격적인 생존법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인간성의 의미를 묻는 듯하지만 결말에 이를 때까지 진정한 고뇌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둠스데이'의 최대 장점을 꼽자면 무언가 깊게 생각해 볼 새 없이 끊임없이 부수고 터뜨리는 액션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닥치는 대로 때려부수는 화끈한 B급 영화에 목말랐던 관객이라면 유감없이 볼 만하다.

또 새로운 여전사 로나 미트라의 아우라가 상당하다. 미트라는 밋밋한 인물 설정을 극복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스크린을 거침없이 휘젓는다.

1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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