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 전사' 터키가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배수의 진을 친 올인 승부를 펼친 끝에 동유럽 강호 체코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고 8강에 올랐다.
또 스위스는 우승 후보 포르투갈에 2-0 승리를 거둬 8강 탈락 아쉬움을 달랬다.
터키는 16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 스타드 드 제네바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먼저 두 골을 내줬지만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쳐 짜릿한 3-2 역전승을 낚았다.
이로써 터키는 2승1패를 기록, 1승2패가 된 체코를 제치고 같은 조 1위를 일찌감치 확정했던 포르투갈에 이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따냈다.
터키가 체코를 꺾기는 1958년 이후 무려 50년 만이다. 그러나 통산 상대전적은 2승3무9패로 열세는 계속됐다.
두 팀은 나란히 1승1패(승점 3)로 골 득실(-1)까지 같아 8강행 티켓을 건 외나무다리 대결에서 총력전을 벌였지만 승리의 여신은 터키의 편이었다.
체코는 원톱에 202㎝의 장신 스트라이커 콜레르를 세워 제공권 장악에 나섰고 미드필더 리보르 시온코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원을 지휘했다. 또 골문은 철벽 수문장 페테르 체흐가 지켰다.
체코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답게 공세를 펼치며 초반 주도권을 장악했다.
경기 시작 10초 만에 상대 진영 오른쪽 중앙에서 마레크 마테요프스키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체코는 전반 34분 `고공 폭격기' 콜레르의 선제골을 뽑으며 앞서 나갔다.
콜레르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즈데네크 그리게라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자 페널티 중앙에서 솟구쳐 오른 뒤 헤딩으로 방향을 왼쪽으로 살짝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터키는 수 차례 체코 문전을 위협했지만 그 때마다 체흐의 선방에 막혔다.
반면 체코가 후반 17분 찾아온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콜레르가 후반 16분 하프라인부터 20여ｍ를 단독 드리블하고도 힘이 빠진 슈팅이 왼쪽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남긴 체코는 1분 뒤 플라실이 왼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오자 미끄지면서 왼발을 갖다대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0-2으로 패색이 짙던 터키가 불굴의 투지로 극적인 역전극을 준비했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체코 문전을 두드리던 터키는 후반 30분 하밋 알틴톱이 오른쪽에서 반대쪽을 보고 길게 땅볼 패스를 찔러줬고 아르다 투란이 오른발로 차 넣어 만회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터키는 후반 42분에도 알틴톱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점프한 체흐가 잡았던 공을 떨어뜨리자 니하트 카흐베치가 달려들며 오른발로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터키의 극적인 결승골은 동점골을 만들어낸 카흐베치의 발끝에서 나왔다.
카흐베치는 2분 뒤 왼쪽 중앙에서 툰가이 산리를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 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하는 결승골이었다.
터키는 곧이어 골키퍼 볼칸 데미렐이 거친 파울로 퇴장당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공격수 산리가 대신 장갑을 끼는 진풍경을 연출하면서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같은 시간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파크에서 열린 같은 A조 3차전에서는 8강 탈락이 확정된 스위스가 하칸 야칸이 두 골을 몰아 넣는 맹활약에 힘입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전급을 뺀 포르투갈에 2-0으로 승리, 2연패 뒤 1승을 수확해 공동 개최국 체면을 살렸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조 1위(2승1패)로 8강에 오른 반면 스위스는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16일 전적
△유로2008 A조 3차전
터키(2승1패) 3-2 체코(1승2패)
스위스(1승2패) 2-0 포르투갈(2승1패)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