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추악한 전쟁을 그만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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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나라가 반대하고, 다수의 우방국들이 반대하고, 상당수의 자국민들이 반대하는데도 미국은 결국 이라크를 침공하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의 언론들은 이번 전쟁은 미국 역사상 가장 지지받지 못할 전쟁이라고까지 규정짓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세계의 경찰국가요, 평화의 사도이며, 정의로운 전쟁만을 치러왔다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반전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대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이 반대하는데도 이번에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미국이 전혀 그런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은 왜 그토록 중동의 정치문제에 사사건건 개입하는가. 한마디로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동은 전세계의 석유 매장량의 60%를 차지하고,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그리고 이라크는 석유매장량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란과 함께 아랍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다.

중동이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아랍민족주의로 똘똘 뭉칠 때 미국은 석유 확보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미국은 늘 중동이 분열되기를 원하고, 가급적이면 주요 석유생산국들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길 바란다. 중동에서 가장 반미 국가인 이라크에 친미 정권이 들어선다는 것은 미국이 곧바로 중동의 ‘석유’를 접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이라크 침공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미국이 그토록 석유에 연연하는 것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자그마치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렇게 본다면 미국이야말로 세계의 에너지자원을 가장 많이 고갈시키는 국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재 미국은 심각한 경제 불황을 겪고 있다.

거기에는 에너지 위기와 더불어 냉전이 종식되면서 무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도 원인이 있다. 따라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는 바로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고 첨단 무기와 전쟁 물자를 소비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살리자는 데 있다.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든 말든, 무고한 이라크 시민들이 죽든 말든, 수천만의 세계의 양심들이 반전 시위를 하든 말든, 미국은 오로지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제법을 어기면서까지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소련이 무너져 냉전체제가 종식됨으로써 두려울 것 없는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었다. 때문에 미국은 자신들이 지배에 의한 평화(Pax Americana)를 원한다. 이제 미국이 남은 일은 자신들의 앞길에 있는 걸림돌을 치우는 것이다. 지난해 부시가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했던 것도 그 세 나라가 미국을 가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전쟁을 테러 예방을 위한 전쟁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만일 다른 나라가 유엔 안보리의 결정까지 어겨가며 예방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침략전쟁을 벌일 때, 미국은 뭐라고 설득할 것인가. 미국은 결국 국제질서의 규칙을 파괴하고 말았다. 힘이 곧 정의일 수는 없다.

아무리 국제관계가 실리에 의해 움직인다 해도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지지는 결국 실리적이지 않다. 침략전쟁보다 더한 악은 없다. 미국이 우방국이라 하지만 그러한 추악한 전쟁에 우리 군대를 파견하는 것은 도무지 명분이 안 서는 일이다. 미국은 추악한 전쟁을 그만둬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전쟁에 군대를 보내선 안 된다.

이번 전쟁은 그 불똥이 곧바로 우리에게 튈 수도 있기에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일 수가 없다. 그래선 안 되는 일이지만 부시의 다음 타깃은 북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화될 때 한반도의 앞날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훤하다. 이번에 부시가 하는 것을 보면, 그는 어떤 일도 능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이번에 더욱 더 반전(反戰)을 외쳐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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