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달인'과 前은행원의 고급아파트 절도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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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서 맹훈련' 출소 후 10억여원 금품 털어

교도소에서 만난 체력 달인과 자금세탁 전문가가 공모해 2인1조로 전국 주요 도시의 고급아파트를 돌며 절도행각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달 28일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장모(26)씨와 박모(36)씨를 구속해 조사하다가 범행횟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통에 깜짝 놀랐다.

피해자의 신고와 피의자들의 기억을 토대로 사실로 확인된 절도 건수만 104차례에 이르렀고 범행대상도 전국의 주요 고급 아파트였던 것.

게다가 장씨와 박씨는 "우리는 하룻밤에도 6건이나 금품을 훔친 적이 있다"며 "범행횟수를 모두 합치면 300차례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장씨가 전문 절도범이고 박씨가 자금세탁에 능한 은행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애초 이들이 고층아파트 벽타기와 장물처분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기획했다는 점도 파악했다.

장씨는 아파트 배관을 타고 베란다를 통해 침입, 집주인이 잠든 사이 금품을 털어왔고 박씨는 무전기를 갖고 현장에서 망을 보다가 털어온 장물을 처분한 뒤 자금을 여러 개의 '대포'통장 등으로 세탁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릴 적부터 나는 철봉의 달인이었으며 누구도 내 팔심을 당해낼 수 없었다"며 "교도소에서도 꾸준히 맹훈련을 했기 때문에 20층짜리 아파트도 가스배관을 잡고 올라가면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17층 아파트를 올라가 금품을 털어온 사실이 확인됐고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8m짜리 아파트 옹벽을 넘는 모습도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됐다.

장씨와 박씨가 처음 만난 건 2003년 부산교도소 복역시절.

장씨는 상습절도죄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들어와 있었고 박씨는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다가 공문서위조와 사기죄를 저지른 뒤 복역하고 있었다.

이들은 2006년 10월께 나란히 출소했고 2007년 11월에 재회해 서로 장기를 모아 고급 아파트를 털기로 공모했다.

경찰은 이들이 2008년 6월까지 8개월 동안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 대전, 울산, 부산 등지에서 40평형대 이상의 이름난 고급 아파트만을 골라 104차례에 걸쳐 현금과 귀금속, 명품 시계 등 10억여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사실만 확인하고 구속기간이 만료돼 사건을 검찰에 그대로 송치하기로 했다.

이들 절도 행각의 피해자 중에는 전직 장관과 유명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경찰은 3일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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