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돌보는 일은 모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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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제주-미국인 산드라씨
▲ 미국인 산드라(가운데 중앙)씨가 제주보육원을 찾아 원생들에게 여어를 가르치고 있다. <고기철 인턴기자>
“내 생애 최고의 학생들을 만난 게 행복합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 6시가 되면 어김없이 제주시 내도동 제주보육원에 파란 눈에 금발의 미국인 여성이 방문하면서 사랑이 꽃피고 있다.

‘아이들은 희망’이라며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고 있는 주인공은 산드라씨(Sandra·63).

미국 오리건주에서 2년 전 제주에 온 그녀는 올해부터 제주보육원 원생들에게 무료로 영어를 지도해 주고 있다.

제주시내 모 어학원 강사이기도 한 그녀는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더 나아가 따뜻한 정을 나눠주면서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책을 선물해 줬고, 어린이날에는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뷔페식당에 데려가기도 했다.

주말에는 자신의 집에 아이들을 초대해 케익을 만들어 주는 등 봉사자들도 하기 힘든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

그녀는 한술 더 떠서 미국인 남자 강사에게 부탁해 아이들과 축구를 함께 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미국에서 홀로 제주 온 여성이 선행을 베푸는 모습에 주위에선 ‘놀랍다’는 반응.

자신을 위해서는 ‘1000원도 아깝다’며 돈을 쓰지 않는 그녀가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과자와 사탕을 잔뜩 사서 보육원에 나눠주는 선행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온정을 베푸는 이유를 묻자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아이들은 돌보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열심히 영어를 배우려는 아이들이 대견스럽다고 칭찬했다.

그녀는 제주도에 대해서도 “경이롭고, 매우 아름답다”고 얘기했다.

아이들을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고 나눔을 베푸는 그녀는 장기기증을 서약하기도 했다. 주위에선 “얼굴도 낯설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이 온정을 베푸는 것은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이상의 정성과 열정이 필요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더욱더 애정을 쏟는 것은 ‘짧은 만남’을 더욱 소중하게 간직하기 위해서다. 가족 중 한명이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관계로 그녀는 오는 9월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뿌린 사랑과 희망의 씨앗이 부족하다며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미국으로 떠나는 자신을 대신, 무료로 영어를 계속 가르칠 외국인 강사들을 수소문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에도 구인광고를 냈다.

“천사들을 따뜻하게 돌볼 사람이 필요하다”고.

<좌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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