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서 `농약 미역국' 먹고 숨진 부부 사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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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메소밀 5㎍ 검출" vs 전문가들 "치사량에 훨씬 못미쳐"

전남 완도군에서 부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3개월 넘게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인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 완도경찰서는 집 안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조모(66)씨 부부의 사인과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을 토대로 집 주방의 미역국에 들어 있던 `메소밀(methomyl)'이라는 농약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그러면서 국과수 분석 결과로 미뤄 당시 미역국에 메소밀이 0.05㎍(마이크로그램. 1㎍은 100만분의 1g) 가량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검출된 메소밀 양이 극소량이기 때문에 조씨 부부가 살해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과실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메소밀이 미역국에 들어갔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메소밀 0.05㎍은 결코 치사량이 될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어 경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메소밀의 식품 잔류 허용 기준은 ppm단위(㎎/㎏)인데 미역국에 들어 있었다는 메소밀 양은 이 기준에도 못 미친다. 5㎍이라면 농산물에 묻어 있던 잔류량이 일부 검출된 수준으로, 사실상 메소밀을 먹었다고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심재한 교수 역시 "메소밀이 고독성 농약으로 분류돼 있기는 하지만 5㎍은 안전한 수준"이라며 "이 때문에 인간이 사망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메소밀의 검출량 외에도 조씨 부부 사건과 관련한 의문점은 남는다.

경찰은 조씨 부부가 인근 농약상이나 농협 등에서 메소밀을 구입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단지 조씨 집 근처 고추밭에서 지난해 메소밀이 사용됐었다는 사실만 밝혀냈을 뿐 미역국에 어떻게 메소밀이 들어갔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부부에 대한 부검과 통신기록 조회 등 다방면에 걸쳐 수사를 벌였지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게 어렵다"며 "자칫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 고금면에 사는 조씨와 이모(54.여)씨 부부는 지난 3월24일 거실과 현관에 각각 쓰러져 숨진 채 우유 배달원에게 발견됐으며, 경찰은 수사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를 벌여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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