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정치란 무엇입니까?” 라고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바로 답변하기를, “백성들의 먹을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력이 튼튼하면서 백성들이 신뢰해주면 잘 하는 정치다”라고 말했다.

자공은 “어쩔 수가 없어서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맨 먼저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라고 또 물었다. 공자는 “군대다”라고 답했다.

다시 자공이, “나머지 두 가지 중에서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이 먼저입니까”라고 묻자, “양식이다”라고 공자가 답했다. 이에 대하여 남송시대 대유학자인 주자는 “창고가 가득차고 군비(軍備)가 제대로 정비된 뒤에야 교화가 행해지고 백성들이 믿어주게 된다”라는 해석을 내렸다.

800여 년 전의 주자는 올바른 정치에 대해 나라의 경제가 튼튼하고 안보가 지켜져야 백성들의 신뢰가 이뤄진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이자 정치가인 다산은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200여년전에 살았던 다산은 “백성들이 신뢰해줌은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이 튼튼해서가 아니다”(民信非由於足食足兵)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렸다.

백성들이 신뢰해주는 일, 양식의 넉넉함, 국방의 튼튼함은 각각 별개의 일이면서 셋이 합해져야 하지만, 그 모든 것 중에서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흥기되고 향상될 수 없다”(民不信不立)라는 공자의 말 그대로 최후의 보루는 백성들의 신뢰이지, 부(富)하고 국방이 튼튼하다고 그냥 나라가 발전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다산은 또 「원정(原政)」이란 글 첫 머리에서 “정치란 바로잡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엇을 바로잡는다는 말인가?

토지(부동산)의 빈부차의 해소, 약자를 위한 정책적 배려(복지), 죄와 공을 정확히 가리는 형벌제도(공평무사)를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파동으로 잃은 민심을 얻기 위해 청와대 비서진을 지난달 20일 교체한데 이어 지난 7일 내각을 조금 바꾸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그것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또 경제위기론을 들먹거리며 이제 촛불을 끄고 제자리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이명박 정부가 인적교체와 경제위기론으로 이 위기국면을 극복할 수 있을까?
경찰과 검찰을 앞장세워 서울시청광장의 촛불을 억지로 끄는 것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한다면 더 이상 회복불가능의 큰 불신을 자초하는 일은 아닐까?

경제를 살리고 싶어 하는 이명박 정부가 알아야할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경제를 살리자고 말로만 떠들어서는 국민들을 움직일 수 없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만 국민들은 마음속의 촛불을 끄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정부가 말하는 경제살리기에 힘을 합칠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여러 차례 강조한 이야기지만, 최후의 보루는 공자와 다산의 말처럼 국민의 신뢰다. 이명박 정부는 신뢰가 무너진 상태임이 분명하다.

하나도 신뢰요, 둘도 신뢰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제발 믿을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지혜를 총동원해 줄 것만 바랄 뿐이다. 국민들이 믿어주어야만 경제도, 국방도 튼튼해진다는 다산의 뜻이 오늘에 와서도 더욱 새로울 뿐이다.
<강영진 정치부장 대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