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바다에 묻힌 150조 그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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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흔 교수 '메탄하이드레이트' 연구
▲ 메탄하이드레이트

독도를 감싸고 있는 동해 깊은 땅속에 막대한 규모의 천연가스로 활용할 수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가 묻혀 있다.

지금까지 추정된 규모만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0년치에 해당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50조원을 웃도는 거대한 에너지 자원이다. 국내 연구진이 최근 독도의 '메탄하이드레이트'의 구조를 새롭게 밝혀내, 그보다 더 많은 양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독도 근해에 묻혀 있는 불타는 얼음

메탄하이드레이트는 과일로 치면 씨앗의 위치에 메탄이 있고, 바깥 껍질을 물 분자가 대신하고 있는 구조인데, 육안으로 봤을 때는 100% 얼어 있는 상태이다. 불을 붙이면 얼음이 녹으면서 내부의 순수한 메탄이 활활 타오른다. 세계 각국은 바다 깊은 곳에 묻혀 있는 이 '불타는 얼음'을 녹여 차세대 에너지원인 메탄을 뽑아내려 하고 있다.

이달 초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흔(56) 교수는 독도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어떤 종류인지를 밝혀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메탄을 둘러싼 얼음의 결정구조에 따라 구조1, 구조2, 구조H의 3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구조1과 2는 해저 1000m 밑의 심해저 퇴적층이나 지상의 영구동토지대에서 발견되었고, 구조H는 상대적으로 얕은 수심 200~500m의 해저에서 존재하는 것이 최근에 알려졌다.

이 교수팀은 동해에 묻혀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가 구조1임을 알아냈다. 구조1에는 메탄이 대부분이지만 구조2에는 메탄 외에 에탄 등 다른 불순물이 들어있다.

지금까지는 지진파 분석을 통해 동해의 메탄하이드레이트 규모를 6억t, 금액으로는 150조원대로 추정해 왔다. 이때는 구조 1과 2 중 어느 쪽인지를 몰라 최소치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동해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메탄이 많이 들어 있는 구조1로 밝혀짐에 따라 더 정확한 매장 규모를 추정할 수 있게 된 것. 이 교수는 "동해에 묻혀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의 구조를 파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예측을 하기 힘드나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조심스레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술로 바다 보물 캔다

이 교수팀은 2006년에는 메탄하이드레이트에 메탄보다 물 분자에 달라붙는 정도가 더 강한 질소, 이산화탄소를 투입해 자연스레 메탄을 메탄하이드레이트에서 떼어 내는 방식을 제안했다. 즉 질소, 이산화탄소가 물 분자 속에 갇혀 있는 메탄을 밀어 내고 대신 자신들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밀려 난 메탄 분자를 파이프관을 통해 지상으로 걷어 올린다.

심해의 메탄하이드레이트에서 메탄을 얻고자 채굴을 대규모로 하다 보면 지반 침하, 해저 붕괴를 가져 올 수 있다. 독도 근해의 메탄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다가 심해의 울릉분지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교수는 대기 중에 무궁무진한 질소와 공해의 주범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집어넣고 대신 유용한 에너지 자원인 메탄 가스를 뽑아내는 방식이어서 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이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 등록을 끝냈다. 현재는 미국, 일본에서 특허 심사 중이다. 또 지난 2일에는 이 기술이 모든 구조의 메탄하이드레이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연료(Energy & Fuels)'지에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이 교수팀의 기술이 구조1의 메탄하이드레이트에서 실험적으로 검증된 바 있다. 이 교수팀은 구조2, 구조H에도 자신의 기술로 메탄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로 인해 이 교수팀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메탄 채집 기술이 전 세계 10조t의 메탄하이드레이트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 확인된 것이다. 이 교수는 "2014년까지 동해에서 메탄가스를 안전하게 채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제휴=조선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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