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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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사전적 의미는 일의 끝판이나 차례의 맨 나중을 말한다.

최종(最終), 최후(最後)와도 같다.

그래서 이 단어가 주는 어감은 매우 특별하다.

가령 육상 400m 계주의 마지막 주자가 1위로 결승 테이프를 끊는 것은 승리의 환희다.

하지만 영화 ‘My Way’에서 마지막 장면은 다르다.

아버지는 몇 번이고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달린다. 마라톤 결승선에 마지막으로 골인한 아버지와 가족들의 포옹은 인간애(人間愛) 감동 그 자체다.

하지만 ‘마지막’이 ‘최후’를 가리킬 때는 우리의 감성을 극도로 자극한다.

그 감성은 오롯이 ‘슬픔’으로 번질 터이다.

▲동영상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로 세계를 감동시킨 랜디 포시(Randy Pausch) 미국 카네기 멜론대 교수가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났다.

세계 언론들은 그를 일컬어 죽음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긍정의 힘으로 바꾼 사람이라고 존경하며 애도했다.

그는 말기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고도 낙천적이며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그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 투병 중이던 지난해 9월 제자와 동료교수 앞에서 펼친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실현하는 방법’이란 주제의 고별강연이다. 이날 참석했던 한 신문기자가 12월 ‘마지막 강의’라는 제목으로 그 내용을 유트브에 올리면서부터다.

1000만 명 이상 지켜본 이 동영상은 지난 4월 ‘마지막 강의’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47세라는 나이가 안타깝지만 그가 남겨준 희망은 우리를 다시금 감동에 젖게 한다.

▲그는 말한다.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마라. 벽은 우리의 꿈을 좌절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벽은 우리가 그 꿈을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만약 조언을 하려는데 나에게 오직 세 단어만 허용된다면 단연 ‘진실만을 말하라(Tell the Truth)’를 택할 것이다. 그리고도 세 단어가 더 허용된다면 나는 거기에 ‘언제나(All the Time)’를 더 하겠다.”

‘마지막 강의’는 원래 그의 어린 세 자녀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얘들아,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 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그의 ‘마지막 강의’는 끝나지 않았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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