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제주 선율에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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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윈드오케스트라, 대만서 열린 제15회 아시아태평양관악제 참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臺北)현립 문화중심음악청. 지난달 29일부터 9일간 타이난(臺南)을 중심으로 전국 7곳 공연장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태평양관악제(APBDA)에 참가한 제주윈드오케스트라가 전날 타이난 공연에 이어 2번째 무대에 섰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현립 문화중심음악청에서 제주윈드오케스트라가 웅장한 '제주선율'의 하모니를 연주하고 있다.

총 48명 단원이 이동호 지휘자의 몸짓 동선을 따라 일제히 악기를 연주하자 ‘제주선율’이 하모니를 이뤄 공연장에 웅장하게 메아리쳤다. 이날 공연은 100여 분짜리 ‘메인무대’로 제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곡들을 선사, 현지인들에게 이색적이고도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아리랑(강철호), 아브라카다브라, 어메이징 그레이스(이상 프랭크 티켈리), 박연폭포(민요), 서우젯소리(제주민요), 클라리넷을 위한 랩소디 라훈(알프레드 리드), 하이-로우(스코트 리차드), 한라환상곡(다니엘 카니발), 토카타-몬테베르디 중에서, 산의 전설(이상 야곱 드 한), 인어의 꿈(롤프루딘)…. 알프레드 리드와 프랭크 티켈리, 야곱 드 한은 제주윈드오케스트라가 1999년부터 열정적으로 펼쳐온 ‘위대한 작곡가 작품조명’ 프로그램의 대상작곡가들이다.

성악가 현행복씨가 물허벅을 악기로 사용해 제주민요 '사우젯소리'를 열창하고 있다.

이날 여인호 울산대 교수는 클라리넷을, 성악가 현행복씨는 민요 공연을 각각 협연했다. 또 제주윈드오케스트라는 타악기 파트를 객석 뒤편에 배치해 1곡을 연주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특히 흰 두루마기를 입고 등장한 현씨는 첫 곡 박연폭포를 시원하게 열창한 데 이어 2번째 곡인 제주민요 서우젯소리는 물허벅을 악기로 차용, 숟가락으로 두드리며 불러 대중스타를 방불케 하는 관객들의 열띤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어 앙코르 요청엔 만주사변 당시 민족혼을 노래한 대만 민족가곡 ‘송화강상’을 중국어로 노래해 또 한번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하고 공연을 관람한 음악교사 황순의(黃舜宜)씨는 “아태관악제 무대 중 최고였다”며 “각 연주자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는데 그중 트럼본 실력이 최고였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보다 이날 울려 퍼진 ‘제주의 소리’는 대만 전역을 강타한 태풍 봉황(鳳凰)이 남겨놓은 생채기와 시름을 걷어내고 대만인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촉촉이 안겨주었다.

이동호 지휘자는 “제주윈드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참가팀 중 가장 기대되는 팀에게 주어지는 시범연주 성격”이라고 설명한 후 “제주이미지를 내포한 미래지향적인 곡을 골라 프로그램을 짰는데, 연주결과 세계관악계에 급부상중인 제주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고 평가를 내렸다.

한편 이번 아태관악제에는 16개 회원국 중 10개국에서 73개 관악단이 참가해 공연을 펼쳤고, 대만 내부행사인 학생과 일반 아마추어 관악단 42개 팀의 경연대회도 병행해 치러졌다.





▲ “한국의 민주·역동성 만끽한 짜릿한 무대”

“제주윈드오케스트라의 음악을 들으며 한국의 민주성과 한국인의 역동성을 만끽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대만 타이난 과기대학 내건당에서 열린 제주윈드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감명있게 관람한 허죽영(오른쪽)씨와 가내문(19.왼쪽)씨가 제주대 음악학과 허대식 교수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대만 타이난(臺南)과기대학 공연장인 내건당(乃健堂)에서 열린 제주윈드오케스트라의 콘서트를 본 허죽영(許竹瑩.24)씨는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국어로 말했다. 비록 유창한 발음은 아니었지만 감상평을 빠트리지 않고 또박또박 밝혔다. “첫 곡 ‘아리랑’은 구슬프면서도 청량했어요” “제주민요는 음색이 독특하고,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요”….

그녀의 이런 발언은 한류열풍에 힘입은 한국 사랑과 무관치 않다. 모국을 빼고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라인 한국에서 온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란 점만으로도 흡족했다고 말할 정도.

“SG워너비와 원더걸스, 브라운 아이즈의 노래가 저의 애창곡입니다.” 타이베이정치대학 통계학과를 나온 그녀는 학생시절 SG워너비에 열광해 인터넷으로 한국가수의 기사들을 읽으며 점점 한국에 빠져들었다. 한국어 강의까지 들었고, 마침내 한류열풍의 대열에 합류했다.

 

연방 “한국 너무 좋아요”라고 탄성을 내지르는 그녀, 한국인 교환학생을 친구로 두고 있고 지난해 말엔 서울에 10일 동안 여행도 다녀왔다. “사실 지금까지 제주도에 대해선 잘 몰랐는데 오늘 콘서트 보고나선 무척 관심이 끌려요.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 매우 궁금해요.”

허씨뿐만 아니다. 타이난과기대학에서 음악을 전공중인 가내문(柯乃文.19)씨도 이날 감동을 맛봤다. “그간 들었던 클래식이나 대만음악과는 크게 다른 느낌이에요.” 역시 한류 팬인 가씨도 한국어를 구사, 이준기를 사랑한다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어 태왕사신기, 해녀, 돌 등을 언급하며 제주가 유명 관광지란 사실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그녀는 이날 공연을 계기로 제주에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밀려든다고 말했다.

“혹시 누가 아나요. 제가 조만간 친구들과 같이 제주도에 놀러갈지? 아니면 훗날 신혼여행지로 제주를 택하게 될지?”<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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