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55cm 남현희 `거리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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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펜싱 여자 플뢰레의 대들보 남현희(27.서울시청)가 작은 키를 극복하고 메달을 딸 수 있느냐는 상대방과 `거리 조절'에 달려 있다.

펜싱은 팔이 길면 길수록 유리한 종목이지만 남현희의 키는 155.2cm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해 태릉 선수촌에서 받은 신체검사에서는 154.6cm로 측정됐다가 올해 0.6cm 크게 나온 것이다.

반면 남현희의 라이벌인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164cm)를 비롯해 국제펜싱연맹(FIE) 10위권 안에 든 선수들은 남현희에 비해 5~10cm 가량이 크다.

남현희가 그동안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실력을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거리조절 능력에 있었다.

스스로 정해둔 범위에 상대방이 들어오면 쉽게 공격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반면 상대의 거리에 말려들면 점수를 잃기 십상이다.

남현희는 그동안 상대와 거리를 최대한 좁힌 뒤 번개같은 속도로 찌르는 `접근전' 능력을 앞세워 상위 랭킹을 유지해 왔다. 키는 작지만 스피드가 좋은 남현희로서는 팔이 긴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기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남현희는 올해 초 장기인 접근전을 버리고 먼 거리에서 찔러 들어가는 공격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그러나 상대방보다 키가 작아 똑같이 먼 거리 공격을 하더라도 두 배로 움직여야 해 체력소모가 많았고, 키에 맞지 않는 공격 방법을 택한 남현희는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남현희가 지난 5월 도쿄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살아난 것은 거리감각을 바꾸면서부터다.

그는 최근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적절히 섞은 공격 방식을 택하고 있다. 먼 거리에서 상대방을 현혹시키다가도 어느 순간 바짝 거리를 좁혀 들어가 상대를 찌르는 펜싱을 하면서 체력 소모를 줄이는 동시에 작은 키를 커버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올림픽을 앞두고 하체를 집중적으로 훈련하면서 체력을 키웠고 칼의 무게를 늘릴 수 있을 정도로 힘도 붙였다.

남현희가 베잘리 등 이탈리아 선수들과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열쇠도 거리 조절에 달려 있다.

대표팀의 김상훈 코치는 "남현희가 먼 거리에서 하다가 자신의 거리를 찾으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여유도 생겼다"며 "공격을 유도한 뒤 역습하는 데 능한 이탈리아 선수들을 꺾는 데도 거리조절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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