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를 보면 지난 27일 하루 산남에서만 7건의 감귤원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써 올 들어 발생한 감귤원 화재는 모두 24건에 이르고 있다. 봄철 내내 간벌 및 소각작업이 실시될 전망이고 보면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감귤원 화재의 일반적인 유형은 간벌한 나무를 모아놓고 불에 태우다 불티가 바람에 날려 방풍림 등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칫 불이 감귤나무에 번져 감귤원의 일부 또는 전부에 피해를 줄 우려가
크다.
흔히 감귤원내 감귤나무 소각쯤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경향이나 방풍림은 물론 감귤나무에까지 불이 번져 애써 가꾼 감귤원이 잿더미화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방풍림에 붙은 불은 이웃 감귤원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순간의 잘못이 이웃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된다. 간벌한 나무를 소각하더라도 불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도록 방화관리를 철저히 하고 불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지켜보는 빈틈없는 소각 방법이라야 한다.
감귤원 화재 불티가 산이나 들에 옮겨 붙을 경우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연중 가장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건조기인만큼 감귤농가들은 간벌나무 소각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긴 간벌한 감귤나무를 소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농가들의 딱한 처지도 이해는 간다. 활용가치가 없는 데다 부피 때문에 폐기할 곳도 마땅찮다.
따라서 과수원내 감귤나무 소각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제재 규정의 철저한 이행을 바라기도 힘든 실정이다. 특히 대대적인 간벌작업이 실시되고 있는 올해의 경우 더 그러하다.
감귤나무를 가루로 만드는 파쇄기 보급만 늘린다면 굳이 화재가 우려되는 소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제주도와 시.군 및 농.감협은 보다 많은 파쇄기를 농가에 지원해야 한다.
파쇄기를 이용하면 과수원 화재와 산불 걱정을 덜 수 있게 되고 파쇄된 가루를 과수원 등 농경지 퇴비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파쇄기 확대 지원대책도 강구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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