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류샹 기권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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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으로서 자질부족", "이배영 배워라"…비난여론 고조

베이징올림픽 남자 육상 110m 허들에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중국의 영웅 류샹((劉翔)의 경기 포기가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최대 포탈인 시나닷컴에는 그가 경기장을 이탈한 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7천여명이 댓글을 달았다.

지난 4년간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았던 류샹의 사상 유례없는 명예 추락에 국민들의 허탈감도 극에 달했다.

네티즌의 상당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영웅으로서 부족하다" 또는 "실망했다"는 반응에서부터 더욱 극단적인 평가도 잇달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용서를 받아야 한다" 혹은 "그는 이미 최선을 다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그는)오늘 이전까지는 '자랑'이었지만 오늘 이후로는 보통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CCTV 생방송 당시에는 남녀 사회자들이 류샹의 퇴장을 보고는 허둥대며 놀라와했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나중에 흥분한 관중들에게 평정심을 되찾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21일 냐오차오에서 예정된 '비인대전(飛人大戰)'은 중국인들이 가장 보고싶어하는 경기 중 하나였다. 오로지 류샹이 결승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남자 허들 110미터 결승 입장권 가격은 이미 20배로 뛰었고 입장권 구입에 2천500위안을 쓴 한 네티즌은 류샹의 불참 소식을 듣고 가슴을 치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류샹이 참가하지 않으면 이 표는 100위안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역도경기 중 쓰러지면서도 바벨을 놓지 않았던 한국의 이배영을 아느냐면서 그는 우리에게 감동과 눈물을 줬다고 간접적으로 류샹을 비난했다.

류샹의 불참은 이날 중국의 최대 화제였다.

중관춘의 한 전력회사에서는 점심시간 화제가 오로지 류샹이었으며 일부 직원들은 류샹이 오늘에서야 부상을 표시한 것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보안상 인터넷 메신저를 금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의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등으로 견해를 표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류샹의 불참이후 쑨하이핑(孫海平) 코치는 눈물을 뿌리며 인터뷰에 응했지만 류샹의 부모도 그에 못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 류쉐건(劉學根)은 일찌감치 베이징에 상경했지만 아들에게 부담을 줄까 걱정해 몇번 만나지도 못했다. 15일 일찌감치 베이징역에서 아내가 데리고 온 47명의 친구들로 구성된 응원단을 마중했다. 류샹의 어머니는 기차역에서 기자들에게 "아들을 믿는다'는 한마디만 했다.

부모는 쑨 코치로부터 아들이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여전히 끝까지 싸울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호텔에서 TV로 류샹이 퇴장하는 모습을 보고 침묵했고 어머니는 경기를 포기해서가 아니라 아들이 겪었을 마음의 고통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류샹의 경기포기로 그를 광고모델로 쓰고 있는 나이키, 비자카드 등 광고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회사는 류샹의 명예 실추가 자사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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