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이 가르친 60년대 아이들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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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집 '일하는 아이들이 그린 봄 여름 가을 겨울' 출간

"아이들의 그림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삶을 나타낸다. 가령 어느 아이가 소 한 마리를 그렸다면 그 소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개념의 소가 아니다. 오늘 아침에 자기가 여물을 갖다 준, 마구간에서 여물을 먹고 있는 소거나 어제 저녁때에 가서 본, 새끼를 낳아서 그 등을 핥고 있는 이웃집 어미 소거나 아무튼 언제 어디서 본 그 어느 소를 그리는 것이다."

오는 25일 아동문학가 고(故) 이오덕(1925-2003) 씨의 5주기를 맞아 이씨가 가르친 아이들의 그림을 묶은 화집 '일하는 아이들이 그린 봄 여름 가을 겨울'(보리 펴냄)이 출간됐다.

이씨의 글쓰기 교육 성과를 담은 어린이 시집이나 산문집 등은 여러 권 출간됐지만 그의 그림 그리기 교육과 관련된 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생전에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죽이는 색칠공부나 성인들의 그림을 흉내 내는 학원 미술 교육을 비판하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마음을 담아 그리는 그림 교육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책에는 주로 1960년대 이씨가 상주 청리초등학교와 경주초등학교, 안동 임동동부초등학교 대곡분교장에서 가르쳤던 아이들의 그림을 중심으로 338점의 그림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로 분류돼 실렸다.

그림은 주로 산이나 논밭 등 자연 속에서 일하는 모습을 그린 것들이 대부분이며 동화 '성냥팔이 소녀' 등을 읽고 느낌을 그린 그림들, 아이들이 그린 친구들의 얼굴과 선생님의 얼굴, 부모님 얼굴 등 얼굴 그림들도 실려있다.

그림 외에 어린이 시집 '일하는 아이들' 등에 실린 어린이들의 시 일부도 그림과 함께 수록됐다.

가로 26cm, 세로 24.8cm의 큰 판형을 채택해 8절지와 16절지 크기의 누런 갱지에 그린 그림을 원화 크기에 가깝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측은 "자연 속에서 놀면서 일하면서 지낸 아이들이 자신들이 본 대로 느낀 대로 그린 그림은 따뜻하고 풍부한 색감을 지녔고 그림 소재도 다양하다"며 "40여 년 전 그림들이지만 아직도 어른들 손재주만 흉내 내는 미술 교육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우리 어린이 그림 그리기 교육에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36쪽. 5만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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