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식품을 먹으면 건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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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토마토와 백신 바나나' 출간
우리 주변에는 몸에 좋은 무슨 무슨 성분을 강화하거나 첨가했다는 식품들이 많다. 비타민 C나 칼슘을 첨가한 오렌지주스나 이름도 외우기 힘든 성분이 첨가된 요구르트, 각종 영양성분이 강화됐다는 콘플레이크까지 다양한 식품들이 '기능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자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식품들은 대개 가격도 '일반' 식품들보다 '강화된 기능'만큼 비싸기 마련이지만 이왕이면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지 하는 심리에 이런 식품들을 골라 먹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과연 이 기능성 식품들이 몸에 좋기만 한 것일까.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마르쿠스 브라이언은 '슈퍼 토마토와 백신 바나나'(열음사 펴냄)에서 '건강에 좋다'는 기능성 식품의 허와 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그는 "건강식품이 어떤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첨가한다고 더 건강에 좋은 식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첨가된 비타민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증명되지 않았고 결국엔 이런 기능성 건강 식품을 통해 적정량을 넘어선, 지나치게 많은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계속 섭취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칠레, 캐나다에서는 엽산 결핍으로 생기는 신경관결함 기형을 줄이기 위해 밀가루에 엽산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조치로 장애아 출산을 일부 줄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엽산이 불필요한 일반 성인이 이 밀가루를 먹게 될 경우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게 브라이언의 설명이다.

저자는 또 비타민 A의 경우 과다 복용, 즉 하루 7.5㎎ 이상 복용할 경우 간경변의 위험이 있으며 권장량을 넘어 장기복용할 경우 뼈가 약해지고 갓난아기가 기형이 될 위험이 증가한다는 조사결과 등 기능성 식품에 첨가된 비타민 등을 장기, 과다복용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여러 사례를 제시한다.

독일의 한 연구결과도 있다. 한 어린이가 하루에 콘플레이크 30g으로 아침을 먹고 종합비타민 음료와 우유 혼합 음료를 각기 한 잔씩 마시고 비스킷 100g, 초콜릿크림 100g을 빵에 발라먹고 거기에 비타민 주스를 삼키고 사탕을 네 개 더 빨아먹으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 어린이는 7~9세까지 필요 권장량보다 약 4배 더 많은 비타민 B1과 B2, B6를 흡수하며 비타민 C는 2.5배 흡수하는 셈이다. 제조업자들이 비타민 C같이 잘 파괴되는 영양소는 보존기간까지 그 양을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양을 첨가한다는 사실까지 감안한다면 섭취하는 비타민 양은 얼마가 될 지 모른다.

이 모든 비타민을 알약 하나로 만든다면 이 알약에는 분명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바람직한 영양섭취의 핵심은 뭐든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며 카로틴이나 비타민, 철분, 셀레늄 등이 너무 부족해도 암이 발생할 수 있지만 너무 많아도 결과는 마찬가지라며 기능성 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사실 책의 결론은 우리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

'담배를 피우지 말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화를 잘 내지 말 것'이 기능성 식품을 굳이 찾아 먹지 않아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저자는 이 비결에 대해 "온갖 적포도주와 알약, 많은 물질이 첨가된 과일주스와 숟가락으로 떠먹는 터보요구르트보다 분명히 더 효과가 있고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형 옮김. 280쪽. 1만2천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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