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차기 개최국 英, 100년 만의 金잔치에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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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 직전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12개를 포함해 최소 35개에서 최대 41개 메달을 따 종합순위 8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출신으로 1993년부터 메달 예측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등 올림픽 전문가로 활동 중인 루치아노 바라는 "영국이 베이징올림픽에서 48개의 메달을 획득, 애초 8위보다 높은 4위로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국의 예상은 '아주 기분좋게' 빗나가고 있다. 오히려 바라의 예상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국 영국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폐막 닷새를 남겨놓고 일찌감치 100년 만에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하며 신바람이 났다.

선수단의 연일 계속된 선전이 자국 내 관심과 분위기까지 뜨겁게 달궈 차기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자신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벌써 100년 만의 최고 성적
영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금메달 56개, 은메달 48개, 동메달 37개를 수확한 1908년 제4회 런던 대회다. 당시 영국은 미국의 4회 연속 종합 우승을 저지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림픽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최고 성적은 1920년 앤트워프 대회(금 15, 은 12, 동 12) 때 나왔다. 앤트워프 대회 이후로는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한 적이 없다.

1972년부터 1996년 대회까지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특히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단 한 개의 금메달(은 8, 동 6)을 따는 데 그치며 망신을 당한 뒤 2000년 시드니 대회(금 11, 은 10, 동 7)와 2004년 아테네 대회(금 9, 은 9, 동 12)에서 연속 종합 10위에 오르며 겨우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영국의 선전은 너무나도 눈부시다.

영국은 대회 11일째인 지난 19일 남녀 사이클 스프린트에서 크리스 호이와 빅토리아 펜들턴, 요트 레이저급 폴 구디슨, 육상 여자 400m의 크리스틴 오루구가 잇따라 금메달을 추가해 1908년 이후 100년 만에 한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19일 현재 영국은 금메달 1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를 따 3위에 랭크됐다. 영국을 앞선 것은 중국과 미국 뿐이고, 나란히 금메달 11개씩을 목에 건 4위 호주, 5위 독일에는 금메달이 다섯 개나 앞서 있다.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 올림픽에서는 벌써 역대 최고 성적이다.

영국의 금빛 레이스는 사이클이 이끌었다. 영국은 이번 대회 사이클에서 도로,트랙종목에 걸린 금메달 14개 가운데 무려 8개를 쓸어 담았다. 이어 요트(3개), 조정(2개), 수영(2개) 등 수상 종목에서 7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게다가 앞으로도 사이클과 요트, 육상, 복싱 등의 잔여 경기에서 금메달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은 이번 대회 전 사이클에서만 금메달 11개를 따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댄 헌트 영국 사이클대표팀 코치는 "영국에서는 지금도 좋은 선수들이 계속 양성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2012년과 2016년 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벌써 4년 뒤 장밋빛 전망까지 내놓았다.


◇정부도, 언론도 '들썩'
연일 계속되고 있는 대표팀의 선전에 영국 정부와 언론도 잔뜩 신이 났다.

일간지 '더 선'에 따르면 영국올림픽위원회(BOA)와 런던시는 패럴림픽까지 끝난 뒤인 오는 10월16일 런던 시내에서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참가한 퍼레이드를 개최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퍼레이드는 우리 선수들에 대한 국가적인 흥분과 자부심을 반영한다. 우리의 영웅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폐막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총리실을 통해 "우리 국민 모두 올림픽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올림픽팀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들을 축하하고 싶다"면서 "2012년 올림픽에 좋은 징조다. 온 나라가 기뻐하고 있고, 선수들이 이룬 모든 것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함께 기뻐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10월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버킹엄궁으로 초대해 환영 행사를 베풀겠다고 약속했다.

영국 언론도 자국 선수단에 대한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우리는 월요일에 이미 '영국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더 좋은 일이 생겼다"면서 "이번 올림픽은 잿빛 하늘과 경제 침체로 우울했던 여름에 단순한 기분 전환 이상의 것을 안겨줬다. 선수들은 영국민의 가슴에 자긍심과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자국 선수단의 선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더 선'은 "영국이 어젯밤 베이징에서 또 한 번의 골드러시로 한 세기 동안 가장 많은 메달을 얻게 됐다"고 100년 만에 사상 최고 성적을 예약한 선수단의 활약을 전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한술 더 떠 "아직도 메달을 추가할 기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제 유일한 난제는 다음 번 여왕의 명예훈장 수상자 명단에 이 많은 이름들을 어떻게 다 집어넣느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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