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징크스 `깨거나 못넘거나'
올림픽 징크스 `깨거나 못넘거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운동선수들도 대개 한 두 개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그 징크스가 올림픽과 관련된 것이라면 선수들에게 그것을 깨느냐 못 깨느냐는 그 어느 대회보다도 더 큰 아쉬움 또는 기쁨을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물론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나 시청자들은 징크스가 있기에 올림픽의 짜릿함을 더 즐길 수 있다.

◇ `월드컵 최다 우승'도 못비켜간다 = `삼바 축구' 브라질이 무너졌다. 브라질은 19일 열린 남자 축구 4강전에서 남미의 맞수 아르헨티나에 0-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하면서 최다 우승국의 명예를 갖고 있지만 정작 올림픽에서는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4강 문턱에서 좌절하면서 `올림픽 징크스'를 이어갔다.

육상 100m에서 팀 동료인 우사인 볼트(22)에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는 칭호를 내준 아사파 파월(26)도 올림픽 징크스에 울었다.

파월은 이날까지 100m에서 총 41차례나 9초대를 기록했고,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4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라이벌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에게 우승을 내주고 5위로 곤두박질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마저 또 5위를 기록하면서 그의 올림픽 징크스는 이어졌다.

4년 넘게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왔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7.스위스)도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다.

페더러는 이번 올림픽 남자단식 8강전에서 제임스 블레이크(7위.미국)에 세트스코어 0-2로 져 탈락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4위, 2004년 아테네에서는 2회전 탈락했던 페더러는 세 번째 도전에서도 결국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페더러는 복식 금메달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미국 사격선수 매튜 에몬스(27) 역시 `올림픽 징크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사격 결선에서 9발까지 여유있게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한 발을 옆 선수의 과녁에 맞추는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며 꼴찌로 미끄러졌던 에몬스는 이번 대회 남자 50m 소총 3자세 결선에서도 9번째 발까지 선두를 질주하다 마지막 한 발을 어이없이 4.4점에 맞추면서 결국 4위로 대회를 마쳐야 했다.

이밖에도 마라톤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아테네올림픽에서 탈수 증세로 레이스를 중도 포기한 데 이어 베이징 대회에서는 왼쪽 다리 통증으로 23위에 머문 `마라톤 여왕' 폴라 래드클리프(35.영국) 역시 올림픽 징크스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

◇ `징크스' 깨거나 안 만들거나 = 반면 징크스를 깨거나 아예 징크스가 되지 않도록 미리 `못을 박는' 경우도 있다.

세계 육상 중장거리 종목의 최강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케냐 여자 선수들은 2004년 올림픽까지 육상 트랙 종목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가히 `올림픽 징크스'라 불릴 만 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케냐는 달갑지 않은 그 기록과는 이별을 했다. 올해 19세인 파멜라 제리모는 18일 열린 여자 800m 1분54초87의 기록으로 우승하면서 케냐 여성 육상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국기게양대 맨 꼭대기에 케냐 국기를 올렸다.

영예를 되찾겠다며 `리딤(Redeem.되찾다라는 뜻)팀'이라는 별칭을 달고 나온 미국 농구대표팀도 이번 베이징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 얽힌 악연을 끊어가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내로라하는 스타들로 구성돼 `드림팀'이라 불린 미국팀은 1992년~2000년까지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첫 판에서 푸에르토리코에 73-92로 대패한 뒤 리투아니아에도 지더니 결국 4강에서 아르헨티나에 덜미를 잡히며 동메달에 그쳐 망신살이 뻗친 바 있다.

미국팀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타 팀을 압도하는 실력에다 강한 정신력까지 갖춰 2004년 아테네 악몽이 징크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의 진종오 역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자 50m 권총 결선 7번째 격발에서 6.9점을 쏘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눈앞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징크스를 만들지 않는데 성공했다. <연합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